책 만권을 읽으면..

소금/유동범 엮음

다림영 2008. 11. 25.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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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음이라는 것

 

하루는 한 제자가 시무룩해 있었다.

"무슨일이냐?"

스승의 물음에 제자가 힘없이 입을 열었다.

"늙음때문입니다."

"늙음이라니?"

제자가 말했다.

"아무리 깨우침을 얻은 들 무엇하겠습니까? 사람인 이상 나이가 들어감은 어쩔수 없잖습니까?

제아무리 싱싱한 꽃도 시간이 지나면 시들고 마는 것처럼요."

"어리석은고. 늙고 죽음을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스승의 말에 제자가 다시 물었다.

"그런데 스승님, 만일 영원히 젊은이로 남는 것이 가능하다면 젊은이로 남는 것과 늙은이가 되는 것

중의 어느쪽이 더 좋을까요?"

스승이 다시 입을 열었다.

"늙은이가 된다는 것은, 앞에서 시간이 없고 뒤에는 많은 허물을 남기고 있다는 것이다.

젊은이로 남는다는것은   그 반대일진대, 너 같으면 어느쪽이 더 좋겠느냐?"

 

"--생로병사에 연연해 괴로워하지 말라. 아직 닥치지 않는 미래에 대해서는 더더욱 고민하지 말라.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다.

서둘러 이 짧은 시간을 즐겨라.

인생에는 항구가 없고 , 시간에는 연안이 없다.

시간은 지나가고 우리는 떠나간다."

 

-

덧없는 것이 인생인줄 알면서 이렇게 급급해 하고 조바심이 나서 나는 어쩔줄 모르고 있다.

난국이다.

모든것과 거리를 두기 위해 공부를 하고 있다.

하루이틀에 이루어질수 없는 것이겠지만

청렴한 옛선비들처럼 오늘을 고요히 바라보며 가난해도 유유히 살아가려면 얼마나 많은 책을 읽어야 하는것일까.

 

 

고흐

 

"네덜란드 화가 고흐는 젊은 미망인 케이포스에게 한눈에 반해버렸다.

그녀는 외삼촌 집에 머물고 있었는데, 고흐는 어떻게든 그녀의 환심을 사보려고 무척 애를 썼다.

그러나 고흐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녀의 반응은 싸늘했다.

애써 보내는 편지도 반송되기 일쑤였다.

하지만 고흐는 전혀 실망하지 않았다. 오히려 자기 혼자만의 사랑에 더욱더 빠져 들었다.

마침내 고흐가 용기를 내어 그녀를 찾아갔다.

문을열어준 사람은 그녀의 외삼촌이었는데, 그녀는 외출중이라고 했다. 때마침 저녁시간이었는데, 무심코 식탁위를 보니 반쯤 먹다

남은 음식과 빈자리가 하나 있었다. 고흐는 두사람이 고제하는 것을 반대하는 외삼촌이 그녀를 숨긴것을 한눈에 알아챌수 있었다.

 

"케이를 한번만 만나게 해주십시오. 부탁입니다."

고흐는 애걸하다시피 했지만 외삼촌은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고흐가 행동을 옮긴 순간은 바로 그때였다. 식탁 언저리에는 몇개의 촛불이 환하게 켜져 있었는데, 고흐는 순간적으로 촛불에 손을 넣고

 있는 동안만이라도 만나게 해주십시오!"

"....!"

 

"--사랑과 일, 뭔가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야말로 아름답다.

뭔가에 미친다는 것은 분명 위대한 모체를 형성하는 것이다. "

 

 

안도현의 시가 떠오른다.

"연탄재 함부로 차지마라

너는 누군가에게 한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그러나 그러한 사람은 상처를 있는데로 받게 되기도 할 것이다.

그러한 사실을 알면서도 뛰어드는 그 누군가에게 축복이 있기를 ..

 

 

 

까마귀

까마귀 한마리가 커다란 고깃덩어리를 물고 하늘 높이 솟아올랐다.

그러자 20여마리나 되는 까마귀들이 좇아오며 쪼아대기 시작했다.

고깃덩어리를 물고 있던 까마귀는 몹시 괴로웠다.

견디다 못해 결국 까마귀는 물고 있던 고깃덩어리를 떨어뜨리고 말았다.

그러자 따라붙던 까마귀들이 그 까마귀를 외면하고 일제히 고깃덩어리를 향해 날아가버렸다.

혼자 남은 까마귀가 중얼거렸다.

"휴, 이제 안심이다. 온하늘이 내차지야!"

 

-- " 작은 집착을 버리면 그보다 훨씬 더 큰 자유를 얻는 다슨 사실을 까마귀는 아는데...!"

 

-집착과 욕심으로 빚어진 오늘의 형국. 어찌 벗어날손가 !

 

 

 

책 -소금 1.2./ 유동범./도서출판 들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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