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쉰을 넘긴 남자에게 필요한 것은

다림영 2008. 10. 7.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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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취했다

사진관아저씨도 취했다

그가 지나치게 웃는 소리가 거리를 지나 내게로 달려오고

또 한 사람이 붉어진 얼굴로 불현듯 들어서더니 묻지도 않은 얘길 길게도 한다.

저혼자 좋다.

 

적당히 취하는 일이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오늘읽던 홍사중의 이솝우화 에 이런말이 씌여 있었다.

 

'꽃은 반개半開할때 보고, 술은 미취 微趣할 정도로만 마신다'

채근담에 있는 얘기란다.

 

얼마나 근사한 말씀인가

微趣 하여 환한 모습으로 함께 하는 일은 가을처럼 아름다울 것이다.

흐트러진 모습 , 약간의 욕, 흐려진 눈...

도를 지나쳤다.

바라보기부담스럽고 안타까울 뿐이다.

 

친구가 전화를 주었다.

이런말을 한다.

쉰을 넘긴 남자에게 필요한 것은

'집사람, 아내,와이프,여편네,부인' 뿐이라고 한다!

통화를 하면서 그녀와 한바탕 웃었다.

 

나의 남편같은 사람에겐 절실한 얘기다.

이얘길 해주며 잘 살자 하니

기가막힌지 아이같이 웃으며 부러 더 휘청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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