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어제 쓰다만 일기와 이른 오후에 쓰는 오늘의 일기

다림영 2008. 9. 23.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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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방울이 떨어지나보다. 맞을 만한 비 같다.
퇴근할때는 가져온 우산을 들지 않고  버스정거장까지 그냥 걸어야 하겠다.
가을이 깊어갈 모양이다. 
가을비와 그 미풍과 함께 음악이 나를 사로잡는다.
'제인에어'를 빌렸다.
아마도 초등학교 5학년때 읽었고 또 그후에도 두어번 읽었을 것이다.
이제 이렇게 나이들어 잡아든 분홍색의 두터운 책을 들추며 궁금해 한다.
대충 아는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샬럿 브론테'
그녀의 글은 어린시절 각별한 감동으로 출렁였었다.
나의 엄마는 그때 당시 월부로 오십권의 책을 들여 놓았다.
한 삼년 끊어 갚아나간것으로 기억한다.
추운 겨울 해가 드는 쪽마루에 기대 앉아 눈물을 닦으며 
줄창 읽고 또 읽었던 내 모습이 떠오른다. 
..친구가 놀러오는 바람에 여기까지 쓰다가 말았다.
아무런 생각이... 
9월 23일 흐림 저녁엔 비가 내릴 것 같은.남편과 함께 일 하는날
이런날엔 말을 더 많이 하게 된다. 힘이 엄청 드는 날이다.
그를 공장으로 보내고 나면 허기가 지고 털푸덕 주저앉게 된다.
후~
그래도 나는 그를 이끌고 가야 하지 않겠는가
생의 반을 나는  그를 따랐고 
이제 남은 반생은 내가 그를 이끌어야 할 모양이다. 
쉽지는 않지만 지닌 것이 없으니 순수한 마음으로 돌아가는 듯하기도 하고 
어쩔 수 없이 내게 이끌려 오기도 하고
가끔 베짱을 부리지만 조근조근 옳은얘기에 무슨수로 들이 밀것인가
점심이 늦었다.
오늘의 메뉴는 포도한송이, 토마토 살짝 데친것 두개<작은알>, 콩, 검은깨, 초코파이 하나, 쓴커피 이다.
참으로 진수성찬이다. 
" 감사합니다."
모두가 내 마음같지 않을 것이다.
내마음이 원하지 않는 일은 
그 누구에게도 해서는 안될 것이며
내가 받으면 기분 좋은 그러한 행동은 기억하여 
남에게 베풀어야 하리라. 
날이 흐렸다. 저녁에는 비가 오려나. 살짝 더운기운도 있고 왕곡동 버스는 지나가고
작고 흰 새 간판을 새로 달았더니 무난하지만 마음은 편치 못하다.내 스타일이 아닌 것이다. 
간판 하나에도 색과 글씨와 모든 것들이 예술적이어야 하건만
도무지 그런 냄새가 나질 않는다.
친구이기에 아무말 하지 않았지만
어쩔 손가.
나같으면 조금 짙은커피색을 썼을 것이고 
또 벽에 붙이는 그 철제 제품도 색을 맞추었으리라.
흰간판에 붉은커피색에 벽에 부치는 철제색이 청색이라니... 
얘기는 안했지만 솔직히 맘에 들지 않았다. 
작은 것 하나에도 감각이 들어가고 조화로와야 할 것이다. 
글씨체 또한 마찬가지 일것이다.
아마도 내가 일찍이 공부를 했더라면 미술을 했을지도 모르고 
또는 디자인 아니면 인테리어를 전공했을것 같기도 하다.
가지 않은 길에 대해 생각하지만 모든 것은 어쩔 수 없는 운명이리라.
시간은 흐르고 손님은 없고 그 무엇은 천정부지로 올라가고 
어쩌다 한분 있는 손님은 도끼눈을 뜨고 셈을 한다.
무섭다. 
잘 살아야하리라. 조심스럽게 짚어가며 아주 적절한 금액을 산출하고 욕은 먹지 말아야 할 것이며
내내 육십이 넘도록 나는 이길을 가야 할 것이므로 .
친절한 사장님이 되어야 할 것이고 
문득 발길이 닿아 그저 주인과 얘기를 나누고 싶은 그러한 가게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 
사람의 노래로 듣는 것보다 더 많은 사유로 깊어지는 음악을 듣고 있다.
참 좋다. 
친구에게 들려주고만 싶다. 
그러나 나에겐 그렇게 각별한 친구가 있는가. 
**

음악-카페-이동활의 음악정원에서 스크랩
[연인들의이야기- 오케스트라 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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