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가을일기

다림영 2008. 8. 26.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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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글씨를 보노라면 나는 하염없이 붓을 들고만 싶다.

언제부터인가 마음바다엔  먹의 파도가 일기 시작했다.

 

나는 무엇때문에 이렇게 마음이 안정이 되지 않는 것일까.

붓을 잡으면 괜찮을 것 같기만 하다.

다만 그 한달에 한번 체본을 받기라도 해서 시작해 볼까..

 

 

친구가 다녀갔다.

아들이 군대를 가는 통에 아내가 매일마다 운다고 머리가 아프단다.

가서 달래 주어야 한다고 차한잔을 마시더니 가버린다.

군대얘길 줄창 늘어놓더니 휘적휘적 간다.

나의 큰놈도 빨리 가야 할텐데 걱정이다.

고된 훈련을 통해서 고마운 부모님 그늘을 생각하고 그러면 얼마나 좋을까

언제나 가게 되는 걸까

나는 생전 울지 않을 것 같다.

속이 다 후련할 것 같다.

얼마나 착한 아들이기에 그렇게 며칠을 운단말인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내가 차가운 사람인가. 또 모른다. 막상 그렇게 되면..

그런데 나는 절대 안그럴 것 같다. 보낼 때도 혼자 보내 버릴 테다!

 

 

다산의 책을 다시 들었다.

읽고 친구에게 보내려고 했는데 ..

그냥 옆에두고 내내 연필로 줄을 그으며 그렇게 공부해야겠다.

 

조선시대의 그분..그 김득신..그분처럼 열번도 더 읽어야 할 지 모른다.

그분은 한권의 책을 만번을 읽기도 했단다.

두터운 책을 나는 몇번을 지속해서 읽어야 된사람으로 거듭날 수 있을까.

 

 

아다모의 노래가 가슴을 파고든다.

추억의 바닷가 모래사장이 떠오르고

맨발로 걷는 풍경이 그려진다.

뜨거웠던 청춘의 여름이 지나간 바다..

언제 가을바다 한번 가볼수 있을까

친구에게 언제든 졸라봐야 하겠다.

가을이든 겨울이든 고삼녀석들의 시험이 다 끝나면 바다에 데려가 달라고 해야겠다.

그리고 모래사장을 맨발로 걸어보아야 하겠다.

발가락 사이사이 젖은 모래가 빠져나가는 그 기막힌 느낌!

 

내일은 일이 많겠다.

정신 바짝 차리고 쉬운일은 어려운 일처럼 어려운 일은 연습때처럼 ..

뭐 그렇게 마음 차분히 하며 치뤄야 하리라.

 

그러고 보니 우리 막내의 개학이 내일이다.

어느새 27일이다.

녀석은 또 신나겠다. 선생님을 만나고 짝궁을 만나고 다른 모든 친구들을 만날 테니..

 

끝없는 배움의 계획을 세워야 하겠다.

몸과 마음을 전부 그곳에 묻어야 하겠다.

독서의 방법은 정독으로 해야 하리라.

 

가을이다.

여름을 추억하는 노래가 가을을 불러온다.

가을엔 떠올릴 추억이 없어도 모든 것이 그냥 서운하고 서럽고 뭐 그렇다.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인생은 도대체 뭔가?

출근하면서 막내에게 또 물었다.

막내야, 인생이 뭐지?

"엄마, 인생은 노력이야"

..

노력해야 하리라.

나를 사랑하고 최선을 다하며 노력하자 . 막내의 말처럼.. ㅎ

 

다산의 말씀을 챙기자.. 일어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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