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만권을 읽으면..

싯달타/헤르만헷세/유혜경

다림영 2008. 8. 10.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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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저서에 싯달타가 있었다니

새삼스럽게 다읽고 다시 앞뒤를 들여다 본다.

언젠가 역사에서 천원을 주고 산 책이다.

오늘 이른아침 다 읽게 되었다.

 

나는 요즘 나를 둘러싼 세상속에서의 탈피를 꿈꾼다.

그것은 어떤 것일까

모든 일어나는 일에 상처를 받지 않는 것

주변사람들을 풍경처럼 바라 볼 수 있는것

작은일에 나를 묶지 않고 큰일에 두려움 없이 마주하는 것

좋은몸가짐과 그리고 평화스런 마음으로 부터 빚어나는 얼굴의 모습

...

한권의 책을 읽고 중요한 것들을 메모하면서 가슴속에 새기지만

소소한 일상의 부딪침으로  고단한 몸과 마음이 되고

삶의 소용돌이에서 빠져 나오지 못한다.

그럴 수 있다면 ..

 

 

엊그제 삼십년만에 만난 친구가 내민 손을 거두지 못하고 그저 쓰다듬던 그 손길을 잊지 못한다.

인생은 그 어느 말씀보다 그 놓지 못하던, 놓을 수 없었던 그녀의 손길과 눈길속에서

불현듯 그 사람의 모든 생을 한순간 알아 버렸고 지금 우리가 필요한 것은 다만

많은 이야기들보다 한순간의 그 깊은 따뜻함에 있었다.

 

 

 

"들어보게, 사랑하는 친구여, 잘 들어보게나! 나나 자네 다 죄인이지만, 언젠가는 다시금 梵범이 될 것이며 언젠가는 열반에

이를 것이고 붓다가 될 것이네. 그런데 보게. 이 '언젠가는'이란 것이 미망이요, 한낱 비유에 불과하지 않은가? 죄인은 부처

가 되는 도중에 있는 것이 아니네. 우리의 사고로는 사물을 그런 방식으로 생각할 수 밖에 없겠지만 죄인은 발전해 가는 도

상에 있는 것이 아니라네. 아니, 죄인 속에 . 지금 이 시각에 이미 미래의 부처가 있는 것일세. 죄인의 미래는 이미 모두 죄

인안에 있는 것이지, 그러니 자네는 죄인 속에서, 자네 속에서, 모든 사람들 속에서, 형성되어가고 있는 가능성의 부처, 숨

겨져 있는 부처를 존경하여야 할 것이네. 친구 고오 빈다여. 세계는 불완전한 것이 아니네. 그렇다고 완전한 것을 향해 서

서히 가는 도중에 있는 것도 아니라네. 아니 세계는 순간마다 완전한 것이며 모든 죄는 그안에 은총을 지니고 있네

 

모든 어린애 속에는 이미 백발노인이, 모든 젖먹이 속에는 이미 죽음이, 모든 죽어가는 존재 속에는 이미 영생이 깃들어져

있는 것이지. 다른 사람을 보고 남이 자신의 길을 얼마나 걸어왔는가를 안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불가능한 일이네 . 도적이나

노름꾼 속에도 부처가 있고 브라만 속에도 3도적이 도사리고 있는 법이네. 깊은 명상속에는 시간을 지양하고, 모든 과거에

존재했던 생, 현존하는 생, 앞으로 존재 할 생을 동시에 볼 수 있는 가능성은 깊은 명상 속에 있네.

 

그렇게 되면 모든 것은 선이며, 모든 것은 완전하고, 모든 것은 범인 것이라네. 그렇게 때문에 내게는 모름지기 존재하는 것은

선으로 보이며, 죽음은 삶으로, 죄악은 성스러운 것으로. 지혜로움은 어리석음으로 보이네. 모든 것은 그래야만 하며 모든것

은 다만 나의 동의.나의 욕구, 나의 다정한 이해를 요구할 뿐이지. 그러니 내게는 무엇이든지 좋은 것이어서 그것은 나를 고무

시켜 주되 나를 이해 하는 것이란 아무것도 없네. 나는 육체쾌락과 물질적이 탐욕, 허영도 필요하였고 가장 타기할 자포자기

까도 필요로 하였네.

 

반항하기를 포기하는 것을 배우기 위하여. 세계를 사랑하는 것을 배우기 위하여, 현실의 세계를 내가 희망하고 내가 상상해 낸

어떤 세계, 나에 의해 고안된 완전한 유의 세계와 비교함이 없이 세계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사랑하며 기꺼이 그 세계에 속

하기 위하여 말일세. 오오, 고오빈다. 이것이 내가 체득한 사상의 몇가지 일세...

..

 

이것은 하나의 돌이네

..

이것은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필시 흙이 될 것이네. 그리고 그 흙에서 나무가 자랄 걸세. 혹은 사람이 될 것일세. 이전같으면 나는

이렇게 말하였을 것이네.<이 돌은 다만 돌일 뿐이다. 돌은 아무런 가치도 없고 미망의 세계에 속한 것이다. 하지만 디돌도 변화의

윤회에 따라 인간이 되고 정신이 될 수도 있는 까닭에 나는 이 돌의 가치를 인정한다>라고 그렇지만 오늘 나는 이렇게 생각하네.

 

이 돌은 돌이요, 이돌은 동물이기도 하고 신이기도 하며 부처이기도 하다고. 내가 이 돌을 존경하고 사랑하는 것은 언젠가 이돌이

이런 또는 저런 물건이 될 가능성을 가졌기 때문이 아니라 돌은 예전이나 마찬가지로 그 모든 것이기 때문이오. 라고. 그리고 돌

은 돌이며 이날 이 시간 돌로서 내 눈에 비친다는 것, 바로 그 점 때문에 나는 돌을 사랑하네. 그리고 이돌의 줄무늬와 흠 하나

하나에서 누런 빛에서. 잿빛에서, 딱딱함에서, 내가 두들기면 나의 울림에서 돌의 표면의 습기나 건조함에서, 그대로의 가치와

의미를 찾는다. 물중에는 기름 같은 또는 비누 같은 촉감을 느끼게 하는 것이 있고, 어떤 것은 나뭇잎 같은 촉감을 어떤 것은

모래 알 같은 촉감을 지니고 있지. 이렇듯 제각기 특징을 지니고 각기 옴을 기도 드리고 있지. 모두가 범이라네. 하지만 동시에

역시 물이며 기름 같거나 비누같은 것이지.

 

실로 이점이야 말로 내마음에 드는 점이고, 내게는 이상하게 여겨지며, 숭배할 가치가 있는 것처럼 보이네-하지만이것에 관한

이야기는 그만두세. 무릇 말이라는 것은 내밀의 의미에 이롭지 못하네 말로 표현하면 무엇이든 항상 조금씩은 다른 것이 되

어 버리지. 조금은 변조되고 조금은 어리석어지게 마련이지.-그렇군. 그점 역시 대단히 좋은 것이라네. 어던 인간에게는 보물이며

지혜로운 것이 다른 사람한테는 어리석은 말 처럼 들린다는것, 그 점을 나는 좋게 생각하며 잘 이해 하고 있네.

 

..

나는 이 돌이든 강이든, 즉 우리가 관찰하고 그것에서 가르침을 받을 수 있는 이 모든 사물을 사랑한다는 것을 의미 했겠지. 하나

의 돌을 나는 사랑할 수 있네. 고오빈다. 또한 한 그루의 나무나 한조각의 나무껍질을 사랑할 수있네. 하지만 언어라는 것은 사랑

할 수 없네. 그대문에 가르침이란 어떤 것이든 소용이 없네. 가르침은 딱딱함도. 부드러움도. 빛깔도 모서리도 향기도 맛도 가지

고 있지 않지. 그것은 단순한 말에 불과하지. 아마도 평화를 찾는데 자네를 방해하는 것은 바로 이 말이라는 것일세

 

아마도 너무나 많은 말일 것일세. 해탈과 덕성, 윤회와 열반이라고 하는 것이 모두 말에 불과하다네. 고오빈다. 열반이라는 것

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지. 다만 열반이란 말이 있을 뿐이네

..고오빈다가 말하였다.

열반은 단지 한마디 말만은 아니네. 친구여 그것은 하나의 사상이라네.

싯탈타는 말을 이었다.

하나의 사상, 그럴는지도 모르지. 친구여 솔직히 말해서, 나는 사상과 말사이에 큰 차이를 모르겠네. 솔직히 말하면 나는 사상

이라는 것에도 큰 비중을 두지 않고 물건을 더 소중히 여긴다네. 이를 테면 여기 이 나루터에는 나의 선배요, 스승인 한 남자가

있었네. 그는 오랜 세월 동안 겸허하게 강만을 믿어온 그밖의 아무것도 믿지 않은 성자였다네.

그는 강이 그에게 말하는 소리를 알아들었으며 그 음성에서 가르침을 받았지. 물소리는 그를 길러내고 그를 가르쳤다네.

강은 그에게 신이었던 걸세. 오랜 세월이 흐르도록 그는 모든 바람 모든 구름 모든 새 모든 벌레까지도 그 성스러운 강물처럼

신성을 지니고 있으며 존경하는 강과 똑같이 많이 알며 가르칠 수 있다는 것을 미처 깨닫지 못하였다네. 그이유는 그가 강을

믿었기 때문이지.

...

..

고오빈다는 말하였다.

자네가 물건이라고 칭하는 것은 대체로 현실적인 것, 실재적인 것을 말하는 건가. 그것은 미망의 착각이 아닐까. 아니면 단순한

환영에 불과 한 것이 아닐까. 자네의 돌, 자네의 나무 자네의 강 그것들은 대체 실재하는 것일까?

싯탈타는 말하였다.

그것 또한 내게는 큰 관심사가 아니라네. 물건이 만약 환영이라면, 그때에는 나또한 환영일 것이 아니가. 그리고 그것들은 언제

나 나와 동류 일 것이 아닌가. 이 점이야 말로 그것들이 내게 그토록 사랑스럽고 존경할 만하게 보이는 까닭이라네.

즉 그것들은 나와 동일 하다는 점이지. 그렇기 때문에 나는 그것들을 사랑할 수 있네. 그리고 이것은 자네가 웃을 일종의 교리

이지만, 오오. 고오빈다. 내가 보기에는 사랑이야 말로 무엇보다도 중심되는 성이라고 생각하네. 세계를 통찰하고, 세계를 해

명하고, 세계를 경멸하는 것은 위대한 사상가들의 일일 것일세

 

내게 있어서 유일한 관심사는 세계를 사랑 할 수 있는 것, 세계를 경멸하지 않는것, 세계와 나를 미워 하지 않고, 세계와 나

그리고 모든 존재를 사랑과 경탄과 경외의 마음으로 바라 볼 수 있는 것이라네.

..

고오빈다는 말하였다.

그렇지만 지존께서는 바로 그점을 속임수로 인식하시지 �으셨네. 지존께서는 호의와 관용, 동정, 인내를 권유 하셨지만

사랑은 권유하시지 않으셧네. 그는 우리의 마음이 속세에 대한 사랑에 얽매이는 것을 금지 하셨네.

...

싯탈타는 말하였다. 그의 미소는 금빛으로 빛났다.

..

그러나, 보게나. 우리도 지금 의견들의 총림 속에, 말을 위한 논쟁 속에 빠져 들어가 있는 걸세. 실상, 사랑에 관한 나의 말은

ㅇ고오타마의 말씀에 반대 됨을, 표면상으로는 반대됨을 나도 부인 할 수가 없기 때문일세.  바로 이점 때문에 나는 말이라

는 것을 도저히 신용하지 않네. 왜냐하면 나의 말이 고오타마의 말슴에 반대 된다 함이 착각이라는 것을 나는 알고 있기 때문일세.

..

..

모든 인간의 존재를 무상하다고 무라고 간파하셨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길고 수고스런 생애를 오로지 중생을 구원 하고

가르치는데 바칠 만큼 그토록 인간을 사랑하신 그가 말일세! 고오타마에 있어서도 자네의 위대한 스승에 있어서도, 말보다는

사실이 중요하다고 나는 생각하네. 그의 행위와 삶이 그의 말씀보다 가치있으며, 그의 손의 움직임이 그의 의견보다 가치있다

고 보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행위 속에서, 삶 속에서 그의 위대함을 보고 있네."

 

....

 

어제보다 딱 한뼘이라도 좋으니 나는 환해진 사람이기를 기원한다.

오늘은 절에 다녀올 것이다.

어느새 해는 뜨겁게 떠 올랐고 부엌에선 기름냄새가 난다.

가족들의 따뜻한 휴일을 위해 어머니인 나는 이제 일어서야 하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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