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사

그 다음부터

다림영 2008. 7. 31.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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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톱만한 청개구리는 제 몸이 작은 줄 알기 때문에 위기를 모면하고, 주먹만한 청개구리는 제몸이 몹시

큰 줄알고 자만하다가 참변을 당한다.

축축한 풀밭을 기어다니는 물뱀은 개구리 사냥을 하려는 것이다. 물뱀이 나타난 기미가 보이면 손톱만

한 청개구리는 죽은 것처럼 보이려고 풀잎에 납작 엎드려 죽어버린 시늉을 한다. 물뱀은 죽은 것처럼 붙

어 있는 먹이를 보지 못하고 지나치게 된다.

그러나 주먹만한 청개구리는 물뱀을 만나면 겁을 주려고 한다. 이런 짓은 사냥감이 사냥꾼에게 덤비는

것과 같다. 바람을 잔뜩 들이마셔 턱밑에 붙어 있는 바람주머니를 팽팽하게 부풀려 허세를 부리며 덤빌

테면 덤벼보라는 듯이 물뱀과 맞선다. 물뱀은 그런 허세를 안다. 그래서 물뱀은 물러서지 않고 때를 기

다린다. 마냥 바람주머니를 팽팽히 하고서는 견디지 못한다. 온 몸에 힘이 들기 때문이다. 주먹만한 청개구리는 제 풀에 꺽여 들이마신 바람을 잡아 둘 수가 없어 훌쭉해져 버린다.  그때 물뱀은 잽싸게 나꿔

먹어 버린다.

 

손톱만한 청개구리는 슬기롭게 목숨을 구했고 주먹만한 청개구리는 허세를 부리다 목숨을 잃었다. 일을

내지 않는 것과 일을 내는 것의 차이는 이런것이다. 무사는 어려움을 �지만 모사는 어려움을 불러온다.

어려움 중에서 목숨을 잃는 것보다 더 큰 환란은 없다.작은 청개구리는 성인을 닮은 셈이고 큰 청개구리

는 현대인을 닮은 셈이다. 물뱀을 현대문명이라고 쳐도 될 것이다.

 

제 63장의 무위와 무사 그리고 무미는 무심으로 가는 길과 같다. 그 길의 모습을 허라고도 하고, 정이라

고도 하며, 명이라고도 한다. 왜 무심의 모습을 이렇게 말하는 것일까. 철학적으로 어렵게 펼치는 것보다 마음속에 치렁치렁 붙어 잇는 욕심을 줄이라는 말로 새겨들으며 알 수 있는 일이다. 마음에 욕심이

덜하면 덜한 만큼 빈곳이 생기고, 욕심의 파도가 잠잠해져 고요해지며, 욕심의 장막이 걷어져 밝아지는

것을 체험해 본 사람은 알아들을 것이다.

<원문의역>

무위하라 , 무사를 받들어라. 맛없는 것을 맛보라.큰것을 작은 것에서 비롯되고 많은 것은 적은 것에서

생긴다. 덕으로 원한을 갚아라.

어려운 일은 쉬운일에서 계획되고, 큰일은 사소한 일에서 빚어진다. 천하에 어려운 일은 반드시 쉬운일

에서 도모되고, 큰일은 반드시 사소한 일에서 꾸며진다. 이로써 성인은 끝끝내 크게 되려고 하지 않는다.

그래서 성인은 큰일을 이룰 수가 있다.

무릇 경솔한 약속은 신빙성이 적은 것이고, 너무 쉽사리 처리된 것은 반드시 일을 어렵게 한다.

이와 같으므로 성인은 쉬운일을 어렵게 하는 것처럼 보인다.이렇게 해서 성인에게는 끝내 어려움이란

없다.

 

<도움말>

제 63장은 덕을 짓고 근본을 지켜 어려움을 없게 하는 삶을 말하고 있다. 무위 무사는 곧 입덕무본의 실

천이다. 그러면 인생의 고난은 없다. 사무사의 앞쪽 사는 받들어  소중히 함을 뜻한다.

대소다소의 대소는 서로 상대함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큰것은 작은 것에서 생긴다는 것이며 다소역시

많은 것은 적은 것에서 생겨난다는 뜻이다.

보원이덕의 원은 시비. 분별,. 차별등에서 입은 아픔이요, 그 아픔을 시정하려는 마음가짐이다. 덕은 그

러한 아픔을 없애준다. 원수를 원수로 갚지 마라는 것이다.

난은 어렵게 되는 것이고 이는 소홀히 하고 쉽게 여기는 것을 말한다.

위대어기세의 대는 큰 일 같은 것을 말하고 세는 사소한 것을 말한다.

난지는 신중하고 성실하게 일에 임하는 것을 뜻한다.

무난은 일이 잘못돼 탈이 생기는 경우를 생각하게 한다.

 

제 64장 편안함과 편리한 것은 다르다.

 

몸이편한가 마음이 편한가

몸이 편하기만을 바라면 마음이 불편할 것이고 마음이 편하기를 바라면 몸은 힘이 드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일에 성실하면 마음은 홀가분하지만 몸은 부지런해야 한다. 그러나 일에 나태하면 몸은 편하지만

마음은 불편하다. 땀흘려 일하는 순간은 몸이 힘들지만 일을 다 마치고 나면 마음이 떳떳해 상쾌하다. 꾀를 피우고 구실을 붙여 일을 피하면 당장에 몸은 편하지만 끝내 남의 눈치를 살피느라고 마음은 찝찝

해진다.

몸이 부지런하면 마음은 편하다. 이것을 화로 보아도 된다. 스스로 맡은 바 일을 마음껏 열심히 하면 걸

림없고  당당하다. 이것을 낙이라 생각해도 된다. 그러므로 화락하면 할 수록 무사하다. 화락하면 무사

하기 쉽고 무사하면 화락하기 쉽다. 그러므로 무사하라.

 

몸만 편하게 하고 마음을 게을리 하면 몸을 편하게 하려고 마음을 도둑질 한 것 과 같다. 도둑질 한것은

지키기가 어렵다. 다시 도둑맞거나 빼앗기기 쉬운 까닭이다. 마음을 도둑맞지 않고 편안해야 지키기가

쉽다.  물욕은 화락을 멀게 하고 불안을 안겨준다. 편안함을 지키기 쉽게 하려면 물욕의 용심이나 심술을 부리지 마라.

일마다 처음이 있고 끝이 있게 마련이다. 처음이 좋으면 끝도 좋다는 것은 일하는 중에 억지를 부리지

마라는 것과 같다. 좋은 일이 궂은 일처럼 끝맺음을 하는 것은 그 과정이 과했거나 모자랐던 까닭이다.

항상 실마리를 순리대로 풀어야 한다. 일의 낌새 같은 것을 조라고 한다.

실마리의 처음을 잘 잡아 감아 두어야 실마리 끝으로 풀기가 쉬운 것처럼 일의 징조가 나타나기 전에일

을 순리대로 풀어가면 처리하기가 쉽다. 일을 어렵게 만들지 말고 쉽게 풀어가자면 일의 단서가 얽혀들

기 전에 차분히 처리해 가는 것이 모이다. 먼길을 끝까지 가는 사람은 처음부터 서둘지 않고 차근차근

걷는다.

길조라고 해서 기뻐 경솔하면 끝이 흉조와 다름없게 될 것이고 흉조라도 조심하면 그 끝을 길조의 버금은 되게 마감할 수 있다. 길조임이 분명하면 끝마저 좋게 도모할 것이요, 흉조라면 빨리 단념하는 것 또

한 좋게 도모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 역모를 하면 탈이 난다.

 

일의 실마리가 애매하면 사람은 그 꼬투리를 찾아 꾀를 부리고 수작을 꾸미려고 한다. 이것을 역모라고 한다. 모사는 역모를 부르고 역모는 음모를 낳고 음모의 끝은 언제나 불행 할 뿐이다. 그러므로 억지로

모사하지 마라.

돌로 만든 부처는 비바람을 못견디고, 쇠로 만든 부처는 용광로 속을 지나갈 수 없으며, 나무로 만든 부

처는 불더미 속을 못지나가고 흙으로 만든 부처는 물길을 건너가지 못한다고 불가에서 말한다. 부처그

자체는 비바람이든 용광로든 불길이나 물길에 거침 없지만 물질로 만들어진 부처는 취약하다. 물질을

탐하는 욕망보다 더 나약한 것은 없다.

왜 욕망은 절망을 낳는가. 물질은 인간을 나약하게 하는 까닭이다. 나약한 것을 두고 안절 부절 하지

마라. 그러면 그럴 수록 마음은 편안할 수 없고 몸은 조여든다. 인간을 생각하는 갈대라고 하지 않는가!

정신으로 보면 인간은 강하고 몸으로 보면 나약하다. 나약한 몸만을 생각하려고 할 때 그런 생각은 물

욕을 부른다. 그러므로 물욕에 매달려 심신을 괴롭게 하지마라.

돌은 강한 것이 아니다. 부서지고 조개지며 조각이 난다. 돌은 물이기 때문이다. 그러한 물을 탐하는 정도 끈질기되 강한 것은 아니다. 물욕이 많으면 결국 부서지고 산산 조각이 난다. 나약하고 미약한 것이

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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