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전문/염정임 거리에 나가 보면 모든 사람들이 바삐 움직이고 있다. 조금이라도 더 빨리 가기 위해 걸어도 될 거리를 자동차를 타고 가고, 계단을 두고도 에스컬레이터를 사용한다. 무엇을 위하여 그렇게 바쁘게 서두르는지...... 나는 워낙 상황에 대한 판단이 느리고 운동 신경이 둔하다 보니 빠르게 움직이는 기계 종류는 모두 경계하는 대상이 되고 말았다. 그래서 현대여성의 필수 조건이라고 하는 운전 면허를 몇 년 전에 따놓고도 아직 운전할 엄두를 못내고 있다. 내 손으로 자동차를 움직여서 줄지어 달리는 기계의 대열에 끼일 것을 생각하면 진땀이 절로 나기 때문이다. 또한 백화점에 설치되어 있는 에스컬레이터를 탈 때에도 언제나 조심스럽고 두려운 마음이다. 마음속으로 ‘하나, 둘, 셋’을 세면서 발 놓을 자리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