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좋은 글

좋은의사 만나는법

다림영 2024. 3. 13.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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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가 되기 위하여 경제적, 시간적, 정신적 투자를 남들보다 더 많이 하였다고 생각하기에 기대 수익은 높다. 그러다 보니 어떤 의사들은 수련의 단계에서 이미 상당한 빚을 지는 경우도 있게 되고 연봉이 많아도 여전히 빚에 시달리기도 하며 개원을 하면서 엄청난 빚을 지기도 한다.

 

결국 그런 의사들은 그 빚을 한시라도 빨리 갚을고 하다보니 자연시 환자들로부터 돈이 많이 나오도록 하는 방법을 추구할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되고 만다.

 

그 결과 약을 한 번에 주어도 될 것을 진료비 수입을 늘리고자 매일같이 오라고 하게 되기도 하고 (그래서 나는 "죄송하지만 출장을 가야 하는데 1주일 치 약을 처방해 주시면 안 될까요?"하고 말한다), 하지 않아도 될 것을 예방적 차원에서 권유하는 ' 별의별 것들이 나올 수도 있게 된다. 

 

결국 우리나라 제왕절개 수술비율은 전 세계 1위에 오르게 되고, 서울 강남 어느 산부인과 응급차는 사이렌 소리가 '씨섹 씨섹'울린다고 소문이 나게 되고 (제왕절개 수술을 씨저리안 섹션 Caesarean section이라고 하는데 의료계에서는 그 첫글자만 따서 씨섹이라고 흔히 부른다).

 

제약회사로부터 뒷돈을 받거나 건강보험공단에 거짓 청구서를 보내거나 의료장비를 리스회사를 끼고 구입한뒤 다시 팔아먹는 의사들까지 생기게 된다.

 

(그러나 거짓 청구서를 보내는 의사들 중에는 아주 일무이기는 하지만 선한 사마리아인들도 있다. 보험 적용일수가 초과되는 가난한 환자를 위해 그 가족들 명의로 분산시켜 서류를 꾸며 주었다가 나중에 비리 의사로 낙인찍히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의사들을 '의사선생님'으로 무조건 믿고 따르다가는 큰 낭패를 볼 수도 있다. 게다가 의사들은 자기들이 설사 잘못을 해 환자가 죽더라도 "고의가 아니기 때문에 민형사상 어떠한 손해배상도 요구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수술전에 요구한다(불량품을 주더라도 고의는 아니고 최선을 다했으므로 불만 갖지 말고 돈을 내라는 뜻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의료소비자 입장에서 좋은 '의사선생님'을 만나려면 무엇을 고려해야 하는가. 

 

우선은 현행 의료제도의 문제를 생각하여야 한다. 의료법인은 영리법인이 될 수 없다는 웃기는 법 때문에 자본가들은 병원을 세우려고 하지 않는다. 결국 종합병원의 수는 늘지 않으나 동네의원이나 종합병원의 의료수가는 동일하고, 능력있는 의사가 진찰하는 비용이나 초보의사가 진찰하는 비용이나 보험 청구액에 있어 믄 차이가 없다보니 사람들은 유명 종합 병원으로 몰린다. 

 

그리고 종합병원에서 의사의 수는 한정되어 있는데 몰려드는 환자는 많다보니 1시간이상 기다리다가 3분진료를 받는 것이 보편화 되어 버렸다. 

 

모든 국민은 동일한 의료서비스를 받아야 한다는 사회주의적 복지 정책이 결국은 동일한 3분진료라는 형편없는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 때문에 중병이 아니라면 종합병원보다는 개인의원 혹은 개인 병원을 찾는 것이 더 현명할 것이다. 그렇다면 개업의를 제대로 고르려면 무엇을 알아야 하는가.

 

첫째, 무엇보다도 먼저 건물 자체를 보아야 한다.

자체 건물이건 임대 건물이건 간에 나는 시설이 화려한 곳을 전혀 좋아하지 않는다. 실내에 수입대리석이 붙어 잇는 병원들은 건축비를 적정 이상으로 사용하였으면서도 적자가 난다고 징징 우는 곳들이거나 건축비를 빌미로 뭔가 구린내 나는 짓거리를 한 곳일 수도 있다. 

 

(나는 특히 대학병원들 중 건축을 화려하게 한 곳들은 일단 냄새가 나는 곳으로 의심한다)

 

내 아이들이 태어날 때 내가 택한 개인 산부인과는 처갓집에서 소개한 곳이었는데 아주 마음에 들었다. 십칠팔 년 전의 이야기이지만 건물은 낡았고 입원실은 3류 여인숙 정도밖에는 안 되며 바닥 난방이 연탄을 피우는 새마을 온돌 시스템이었다. 병원 시설이 호화롭다면 당연히 의사는 병원을 꾸미는데 돈을 처발랐다는 뜻이고 (대부분 인테리어 비용에서 와장창 바가지를 쓴다)

 

그 돈을 메꾸기 위해 환자의 건강과 재정상태보다는 자기 호주머니 사정을 진료에 더 반영할 것이다. 화려한 병원일수록 수술을 권한다는 것을 나는 누구보다도 잘 안다. 내가 택한 산부인과 의사는 자연분만을 권장하는 분이었다. 

 

오래전 목 디스크(추간판 돌출중) 로 내가 고생하였을 때의 일이다. 당시 그 분야에서 권위자라고 하는 어느 병원의 원장이 여러 중앙지에 글을 쓰고 자주 소개 되었기에 일단 그 병원을 찾아갔다.

 

명심해라. 어떤 의사의 글이 언론에 자주 나온다는 것은 그 병원측에서 보도자료를 돌리거나 기자들과의 친분을 이런저런 방법으로 유지하기 때문일수도 있다는 것을.

 

어쨌든 그 병원에서는 즉시 수술을 권하였다. 하지만 그 병원의 건물 가격을 얼추 계산하여 보고 고용된 의사들의 수를 반영시켜보니 그건 건물을 지으려면 수술을 엄청나게 해야 만했다.

 

나는 그 병원의 권유를 무시하였다. 다른 병원의 정형외과 의사들을 만나보니 그 병원은 완정 상업적 (장삿속이라는 말이다) 수술로 알려져 있는 곳이었다. 

 

결곡 나는 국내에 나와 았는 관련서적 4권을 구입하여 읽어보고 물리치료에 대해 알기 위하여 물리치료학 교과서도 구입하였다.(그리고 의사들이 디스크에 대해 이론적으로 배우는 내용이 몇페이지도 안 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리고 TENS라고 하는 저주파 치료기와 디스크의 압력을 감소시켜 주는 목 보호대, 목을 당겨주는 기구가 부착된 침대 등을 종로 5가 의료기 상점에서 구입하여 자가 치료를 구준히 하였다. 그리고 병을 고쳤다. (질병을 갖고 있는 모든 사람에게 권하는 말, 그 병과 친구가 되어라. 그 병에 대하여 속속들이 알아내라.)

 

 

둘째로 고려하여야 할 것은 의사 개인의 소비 취향이다. 의사가 차고 있는시계난 장신구가 호화롭다면 그는 많이 돈이 필요한 사람이다. 나는 그런 의사는 피한다. 그런 의사들은 여러가지를 설명하면서 이른바 '예방적 차원에서의 갖가지 방법들'을 권유하기 때문이다. 예전에 성균관대학교 정문앞에 '민내과'라고 있었다. 그분은 웬만하면 약을 주지도 않는 분이었다. 

 

진찰실에 있던 의자는 수십년은 되어 보였고 의료기기들 역시 골동품 수준에 가까웠다. 나는 이런 의사를 생활인으로서의 의사가 아닌 의료인으로서의 의사로 존경한다. 

 

셋째로 의사의 나이를 보아야 한다. 젊은 의사를 나는 별로 신임하지 않는다. 의사는 기본적으로 임상경험이 많아야 하는데 당신이 만난 의사는 수련기간동안, 당신과 똑같은 질병을 가진 환자를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했던 의사일수도 있다. 

 

요즘 웬만한 안과들이 너도나도 라식이나 라섹수술전문임을 표방하는 것을 볼 때 도대체 나는 레이저 수술기기를 누구를 상대로 얼마나 실습하였기에 그렇게 자신있게들 덤벼드는 지가 궁금하다.

 

그러나 지나치게 나이가 많다면 새 지식을 받아들이는 데 있어 한계가 있음도 고려하라. 적지 않은 의사들이 학교를 졸업한 뒤에는 공부를 하지 않는다는 것도 염두에 두어라. 

 

 

넷째, 의사 앞에서는 말을 많이 하고 많이 물어보아라.

의사들 중에는 내성적인 성격을 가진 학교 모범생 타입이 꽤 많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라. 불친절하게 비쳐지는 의사들 중에는 정말 실력은 있지만 성격상의 이유로 인해 사회적으로 다정다감한 행동을 보여주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이런 의사들은 환자들에게 권위적으로 비쳐지기도 하지만 외향적인 면이 없기 때문에 그런 인상을 줄뿐이다. 그런 의사들에게는 환자가 먼저 말을 많이 걸고 많이 물어보아야 한다. 즉, 의사가 답변을 하면서 말을 많이 하도록 유도하라는 말이다. 

 

다섯째, 자기만의 비법을 있다는 말을 하는 의사는 양의이건 한의이건 모두 절반은 도둑이라고 생각하라.

어느 한 의사만 알고 있는 비법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예전에 용하다고 알려진 어느 한의사가 있었는데 환자들이 바극바글댔다. 나중에 밝혀진 바에 의하면 웬만한 한약재마다 스테로이드제를 섞어 주었기에 반짝 치료 효과만 있었고 부작용이 상당하였다.

 

여섯째, 중병일 경우 절대 절대 어느 한 의사말만 듣지는 말아라.

그 의사가 유명 대학병원 고참 의사라 할지라도 그렇다. 반드시 두 군데 이상의 비슷한 임상 경험을 가진 다른 의사들의 의견을 들어라. 어떤 병원에서는 당장 수술을 해야 한다고 엄포를 놓는 병이 다른 병원에서는 전혀 다른 진단 결과가 나온예를 나는 여러번 보았다. 

 

반대로 몸에 특별히 이상한 곳이 없다는 소견을 받은 사람이 나중에 갑자기 죽어버리는 경우조차 하나둘이 아니지 않는가. 물론 의사들은 환자들이 의사쇼핑을 다니는 것을 싫어하지만 그래도 다른 의사읨 라도 들어 보아라. 전혀 다른 진단을 받게 될 가능성도 있으니까 말이다. 

 

 

일곱째, 첨단 검사시설이니 뭐니 하는 것도 좋지만 한의사의 의견을 들어보는 것도 시도하라.

둘째 딸아이가 초등학교 학생시절 갑자기 머리가 아프다고 호소하기 시작했다. 잠을 자다가도 머리가 아프다고 울면서 호소하곤 했다. 그리고 한 달동안 종합병원들을 다니면서 갖가지 검사를 지벽도록 다 받았다. 

 

결론은 육체적으로는 이상이 없으니 소아정신과로 가라는것, 그래서 혹시나 해서 동대문 근처에 있는 한의원을 찾아갔다(평소에 다니던 곳인데 건물이 거의 쓰러져 가는 수준이다).거기서 한의사가 한 말이 딸아이를 이리저리 10분 정도 만져 보고 내린 진단 결과는 칼슘부족. 달아이는 얼마후 웃음을 찾았다.

 

그러나 양의가 고칠수 있는 병을 한의에게만 매달리는 바람에 병이 커진 경우도 나는 많이 보았다.

양의와 한의의 세계가 다르다는 점을 인식하고 스스로 균형을 잡는 것이 좋을 것이다. 

 

여덟째, 자격증을 구분할 줄 알아라.

전문의는 말 그대로 어느 한 진료과목을 전공으로 한 사람이며 별도의 자격증을 획득한 사람이다. 일반의는 일반적 진료과목을 골고루 다 진료하는 의사이지만 일반의도 성형외과를 진료과목으로 내걸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성혀외과 전문의가 수술하는 성형외과도 있고 일반의가 수술하는 성혀외과도 있게 된다. 그것을 구분할 줄 알아라.  그리고 의학박사들은 수없이 많은 질병들 중 어느 특정한 병 하나를 연구해서 (어떤이는 '연구한 척해서') 학위를 받은 것이다. 

 

그 병이 아닌 다른 병들에 대해서는 전혀 박사가 아니라는 말인데도 사람들은 의학박사를 무슨 신통방통 허준으로 믿는다.

 

아홉째,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병원을 운영하는 의사들도 있다.

예를 들어 교통사고 나이롱환자들과 다정하게 손잡고 보험회사를 등쳐먹으며 병원을 운영하는 곳들이 있다. 이런곳에 당신이 다른 이유로 인해 가게 된다면? 

 

멀쩡한 사람도 환자로 둔갑시키는데 당신 같은 환자 호주머리를 안 털게 내려고 할리 있겠는가 (이런 의사들 중에는 상해진단서를 당신에게 유리하게 발부해 주는 고마운 의사가 있을 수도 있다). 한의사들중에도 이런 경우가 있는데 주로 값비싼 보약을 계속 먹으라고 유도한다. 

 

열번째, 가족중 누군가가 특이한 병에 걸렸지만 당신이 만난 의사는 그 병에 대해 교과서에서 한 페이지 정도 배운것이 갖고 있는 지식의 전부일 수도 있다.

그 정도 지식은 당신 역시 찾아볼 수 있는 것임을 믿어라. 

 

그러므로 인터넷에서 여기저기 찾아보고 피요하다면 의학서적도 살펴보아라. 영어실력이 잇다면 같은 병을 앓았던 사람들의 경험담을 인터넷에서 찾아보면 도움이 많이 될 것이다. (미국의 유명 대학병원들을 찾아보아라).병이 희귀한 것이라면 반드시 유명종합병원으로 가라. 그래야 그 병에 대해 치료한 경험이 있는 의사를 만날 수 있다. 

 

열한번째. 특수 클리닉 간판에 지나친 신뢰는 갖지 마라.

미국에서 클리닉이란 그저 외래진료소라는 의미일 뿐이지 특정분야의 스페셜 리스트라는 말이 절대 아니라. 한국에서도 클리닉이라는 말이 어떤 세분화된 분야에서 특별한 면허를 획득한 전문가들이 운영하는 곳은 결고 아니다.

 

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분야에서의 클리닉들 중 일부는 그 분야의 환자들에게 과도한 기대치를 불어넣고 고가의 진료비를 받아낸다. 

 

다른의사들도 비슷한 치료를 충분히 할 수 있음은 물론이다. 그러나 환자가 적을 것으로 예상되는 특별한 분야에서의 클리닉은 그런 상업성이 배제되어 있음도 물론 알고 있으라. 

 

 

끝으로 부모님이 중병에 걸렸을 때는 반드시 역할 분담을 해라.

모든 자식들이 우르르 다니는 것은 현명하지 못하다. 제아무리 효자라고 할 지라도 조만간 모두 지치고 만다. 참 ! 중국여행을 하게 되면 반드시 들르게 되는 곳이 무료진료를 내세운 병원들인데 여러가지 한약재를 판다. 그 한약재들은 같은 가격으로 한국에서 훨씬 질좋은 재료로 구할 수 있음도 알아두어라  (내가 한 번당한 경험이 있다.).

 

 

세이노의 가르침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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