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좋은 글

위로는 충고가 아니라 고백과 공감이다

다림영 2024. 3. 6.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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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책을 백 번 읽어도 싫증내지 않았으니 숙독하고 깊이 생각하면 그대 스스로 알게 되리  -송 소식 (소동파)

과거에 실패학소 좌절한 친구 안돈을 위로하기 위해 소동파가 쓴 유명한 시의 첫 구절이다. 제목을 해석하면 '과거에 실패하고 서쪽 고향으로 돌아가는 안돈을 보내며'가 된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당시에도 탁월한 실력과 학식을 갖춘 사람이라도 시험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이 있었다.

 

'노력은 배반하지 않는다'는 말이 있지만 시험의 당락은 운에 좌우되기도 한다. 따라서 실패와 마주한 누구도 담담하기는 어렵다. 특해 오랜 노력 끝에 자신 있게 도전했지만 실패했을 때는 아무리 담대한 사람이라고 해도 실망하고 좌절하기 마련이다. 

 

옛선인들은 '운명에는 때가 있다'고 말했다. 운명론적으로 들리기는 하지만 그 속에는 깊은 의미가 담겨 있다. 사람들은 성공을 위해 노력하지만 노력하는 모두가 다 성공하지는 못한다. 또한 언젠가 성공하더라도 반드시 자신이 원하는 시기에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다.

 

치열한 경쟁자가 있고 그 중에는 나보다 더 뛰어난 인물도 있을 수 있다. 어찌보면 성공보다는 실패가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따라서 우리는 당장의 실패에 좌절하기보다는 대를 기다리며 노력을 계속하며 다시 도전할 수 있는 내공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

 

소동파는 이 시에 그런 의미를 담았다. 비록 지금은 실패했지만 공부를 좋아하는 실력자이기에 여유와 긍정적인 마음을 갖고 준비한다면 분명히 다음에는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거라고 확신을 주었다. 친구의 실력을 인정함으로써 진정한 위로를 줄 수 있었던 것이다. 이구절에 이어지는 다음의 글이 그것을 잘 말해준다.

 

"훗날에는 벼슬자리를 그만둘 수 없음을 염려할 것이니, 오늘의 이 여유를 언제 다시 누릴 수 있겠나(타년명환공불면 금일서지나가추他年名宦恐不奐 今日棲遲那可追)"

 

여기서 '서지 棲遲' 란 '하는 일 없이 느긋하게 돌아다니며 논다'는 뜻이다. 물론 소동파가 안돈에게 공부를 잊고 한량처럼 지내라고 권했던 것은 아니다. 훗날 벼슬자리에 오르면 하고 싶어도 할 수 없을 것이니, 여유와 한가로움을 누릴 수 있을 때 누리라는 것이다. 

 

소동파는 안돈이 벼슬자리에서 열심히 일을 하는 모습을 미리 상정함으로써 반드시 장차 합격할 것이라는 믿음을 보여줬던 것이다. 

 

'구서舊書'란 오래된 ㅊ택이 아니라 유교경전을 말한다. 그 당시에 '공부를 한다'는 것은 바로 유교경전을 공부하는 것이었고, 당연히 과거도 유교경전에 대한 지식의 깊이를 묻는 형식이었다.

 

그리고 소동파는 공부하는 길 두가지를 알려주고 있다. 

'뜻을 새기며 읽고' '깊이 생각하는것', 바로 숙독熟讀과 심사深思다.옛날부터 공부란 이 두가지에 충실하는 과정이다. 

 

 

일정한 자리에 오르면 다양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을 많이 대하게 된다. 그때 칭찬을 하거나, 따금하게 꾸짖을 때도 있지만 따뜻한 말로 위로할 때 섣부르게 접근해서 오히려 더 큰 상처만 줄 수 있다. 이때는 상대를 인정부터 해주는 것이 좋다. 

 

어려움에 빠졌을 때 발생하는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자신감을 잃는 것이다. 지금은 비록 실패했을 지라도 그것이 반드시 실력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는 믿음을 보여준다면 다시 일어설 힘을 얻게 된다. 그 이후에 상대의 마음과 공감하며 미래에 대한 희망을 말하면 된다. '믿음'과 '희망', 사람에게 가장 큰 힘을 주는 단어이다. 

 

'옛책을 백 번 읽어도 싫증내지 않았으니 숙독하고 깊이 생각하면 그대 스스로 알게 되리."

 

노벨 문학상 수상자 모옌등 200여명의 작가를 거느리고 잇는 중국 최대의 출판기업 웨원 구릅의 CEO우원후이가 [인민일보]에 기고했던 글에서 이 구절을 인용했다. 

 

"송백은 이전에도 송백이고, 엄동 이후에도 변함없이 송백이다." -김정희 [세한도 ]중에서 

 

 

책 천년의 내공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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