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좋은 글

소통, 타인을 환대하는 일 ㅣ장석주

다림영 2024. 2. 16.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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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소통하라'고 말하지만 정작 소통에 대히 깊이 생각하는 사람은 드물다. 소통은 한마디로 남과 통하는 일이다. 남을 전제하게 하는 행위다. 이때 남은 나와 다르고 낯선 존재다. 남은 우리가 빤히 아는 그런 존재가 아니다. 남은 나의 모름 속에서만 나타난다.

 

남은 나의 모름을 품고 있기에 경이와 신비를 가진 존재로 내 앞에 출현한다. 내기분이나 감정은 앞에 나타난 타인의 말과 태도에 영향을 받는다. 

 

우리 운명은 타자와 맺는 다양한 관계와 그 영향 속에서 만들어진다. 따져보면 내 성공과 실패, 기쁨과 충만감은 대부분 남에게서 온다.

 

소통은 왜 필요할까? 산다는 것은 남과 연루되는 일이다. 사람은 남과 연루되어 사는 존재이기에 반드시 소통이 필요하다. 남이란 본디 나와 다른 존재다.

절대적 다름으로 내 앞에 나타나는 이가 바로 남이다. 대체적으로 우리 삶은 남과의 관계라는 토대 위에 세워진다. 그런 까닭에 혼자 고립되어서는 제대로 된 삶을 일굴 수가 없다. 

 

우리는 남과 끊임없이 말을 섞고 마음을 이으며 소통해야만 하는 존재다. 타자의 절대적 다름을 인정하는 일이야말로 소통의 출발점이다.

 

소통하는 사람은 먼저 남을 공경한다. 남은 이미 내 안에 와 계신 손님이다. 손님은 나를 이끌고 깨우며 바른길로 나아가는 존재다. 모든 남은 나의 손님이다. 레비나스라는 철학자는 타자를 "나와 신과의 관계에서 필요 불가결한 형이상학적 진리가 나타나는 장소 그 자체 라고 말한다. 

 

공자는 그런 사람을 가르켜 '군자'라고 명명했다. 이'군자'는 오늘의 말로 옮기자면'어른'이다. 미성숙한 인격을 가진 아이는 소통에 서투르다. 아이는 제고집에 머물고 제 욕심만 챙긴다. 소통은 미숙한 아이의 일이 아니라 모든 일에 원숙한 어른의 일이다.

 

소통은 남과 더불어 관계를 맺으며 살아갈 때 불가피한 일이다. 또한 나만 잘 사는 것이 아니라 더불어 잘 살겠다는 마음의 일이다. 내게 와서 말을 건네고 나와 더불어 일을 도모하겠다는 남을 존중하는 태도 나를 낮추고 상대의 뜻을 겸허하게 받는 자세를 가져야만 이룰 수 있는 일이다.

 

그러므로 소통은 착하고 옳고 아름다운 사람의 일이다. 나만 옳은 게 아니라 당신도 옳다.

 

옳름은 어느 한쪽의 독점물이 아니라 우리가 공유해야만 하는 가치다. 이런 마음의 바탕이 없다면 소통은 미약하거나 불가능할 것이다. 불통은 자기가 가치를 독점했다는 자만심에서 불거진 남을 밀어내는 행위다. 남의 신념, 주장, 태도는 옳지 않고 내 신념, 주장 태도만 옳다는 독선은 소통에 장애물이 된다.

 

남을 진리의 존재로 받아들여 환대하지 않는다면 소통은 멀어진다. 따라서 소통이란 환대의 윤리학이 낳은 귀중한 열매다.

 

소통은 남과 밀고 당기는 전략이거나 나를 상대에게 받아들이도록 하는 기술이 아니다. 만약 소통이 기술이라면, 가장 큰 기술은 남을 섬기는 것이다. 섬김은 남의 말을 귀담아듣고, 나와 다른 의견을 존중하며, 생명의 가치를 나누고 누리는 일이다. 

 

소통은 옛 현자가 말한 도에 가깝다. 본디 도는 우리가 가야 할 길이다. 그렇기에 도는 진리, 만물에 작용하는 궁극의 이치와 원리다. 

 

책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것들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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