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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심을 내려놓고 원을 세운다/법륜스님

다림영 2023. 12. 17.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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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는 데는 일반적으로 네 가지 경우의 수가 있어요. 첫째, 하고 싶은데 해도 되는 상황, 둘째, 하고 싶은데 못하는 상황, 셋째, 하기 싫은데 안 해도 되는 상황, 넷째, 하기 싫은데 해야하는 상황입니다.

 

하고 싶은데 해도 되는 상황이면 하면 됩니다. 하기 싫은데 안해도 되는 상황이면 안 하면 그만이에요. 다시 말하면 우리 인생의 절반 정도는 자기 좋을 대로 하고 살 수 있어요, 문제는 하고 싶은데 하면 안 되고, 하기 싫은데 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진다는 거죠. 이렇게 해도 자기 하고 싶은 대로 하면 불행을 자초하게 됩니다. 따라서 아무리 하고 싶어도 해서는 안 되는 일은 하고 싶은 마음을 내려 놓아야 합니다. 

 

또 아무리 하기 싫어도 해야만 하는 상황이면 하기 싫은 마음을 내려 놓고 해야 합니다. 이럴 때 하고 싶은 마음(갈애), 하기 싫은 마음(혐오)을 내려놓는 것을 '욕심을 버린다' '마음을 비운다'고 합니다. 

 

"치열한 경쟁시대에 욕심을 버리고 어떻게 이세상을 사나요?"

라고 되묻거나 "욕심을 내려놓았더니 마음은 편안해졌는데, 의욕을 잃고 멍청해지는 것 같아 고민이에요"라는 사람도 있습니다. 

 

배고플 대 밥먹는 걸 욕심이라고 하지 않습니다. 피곤할 때 잠자는 걸 욕심이라고 하지 않지요. 추울 대 옷입고 따뜻한 곳을 찬는 것을 욕심이라고 하지 않아요. 배가 부른데도 식탐 때문에 꾸역꾸역 먹는것, 다른 사람이 굶어 죽는데도 나누어 먹지 않는것. 이런것을 욕심이라 합니다. 

 

'대통령이 되겠다' '부자가 되겠다' 하는 마음자체가 욕심은 아닙니다. 욕심이라는 것은 원하는 것이 크냐 작냐의 문제가 나이에요. 하나의 사실을 두고 모순된 태도를 보일 때 그걸 욕심이라고 합닌다. 

 

예를 들어 돈을 빌려놓고 갚기는 싫고, 저축은 안해놓고 목돈은 찾고 싶고, 공부는 안 하고 좋은 대학에 가고 싶은게 바로 욕심입니다. 이치로는 맞지 않는데 내가 바라면 바라는 대로 이루고 싶은 헛된 생각을 욕심이라고 합니다.

 

우리는 자기가 바라는 것이 이루어지지 않을 때 괴로워합니다. 그 괴로움의 밑바닥에는 욕심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불교에서는 욕심을 내려놓고 대신에 원願을 세우라고 합니다. 

 

이때 욕심과 원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바라는 바가 이루어지지 않을 때 괴로운 마음에 시달린다면 그것은 욕심이에요.노력을 3만큼 해놓고 10을 얻으려고 하면 그것을 이루어질 수가 없지요. 이렇게 노력은 조금 하고 결과는 많이 얻으려고 욕심을 부리다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채워지지 않은 마음 때문에 괴로운 거예요. 그러니 욕심은 목표를 달성하는데 도움이 되기는 커녕 오히려 장애가 됩니다. 

 

반면 원을 세운 사람은 바라는 바를 이루려고 노력은 하되 실패해도 낙담하거나 괴로워하지 않아요. 안 되면 다른 방법을 찾아 다시 도전하면 되기 때문입니다. 

 

가령 어린아이가 자전거를 타려고 할 대, 처음부터 바로 탈 수 있나요? 연습을 해야 하잖아요. 그런데 한 번 넘어지고 두 번  넘어졌다고 신경질을 내면서 "자전거에 문제 있다"고 불평을 하거나 "나는 해도 안돼"하고 자책을 한다면 이건 욕심이에요. 자전거 타는 법을 배우려면 열 번, 스무 번 넘어지는 과정을 거쳐야 하느데 한두번 해보고 안 된다고 낙담하는 건 공짜로 먹겠다는 심보지요.

 

그런데 어린아이가 자전거 타는 법을 배우겠다고 나서서는 넘어져도 포기하지 않고, 다치면 약 바르고 나와서 또 타보려고 도전한다면 그건 자전거를 타겠다는 원을 세운 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자전거를 꼭 타고 싶은 마음에 탈 수 있을 때가지 노력하는 건 욕심이 아니에요.

 

크든 작든 원을 세우고 연구하고 노력하면 실력이 붙게 마련입니다. 그러면 당장은 실패할 지 몰라도 결국 성공할 수 있는 힘이 생기고 실력도 쌓이게 됩니다.

 

이렇게 문제가 생기면 생길수록 더 잘 해결해 보려고 연구하고 노력한다면 그건 원입니다.

"아, 이런 문제가 있네, 그러니 이번에는 이렇게 한번해보자."

이렇든 원을 세운 사람은 연구하고 다시 연습합니다. 그러다 이건 노력해도 안 되는 일이라고 판단이 들면 아무리 오랫동안 해온 일이라도 툭툭 털어버리고 다른 일을 합니다. 실망하거나 후회하거나 좌절하지 않아요. 

 

결국 욕심을 버리라는 뜻은 무조건 부자가 되지 말라. 출세하지 말라는 게 아니에요. 만약 정말로 원하는 것이 잇다면 욕심으로 하지 말라고 원을 세워 성취해보라는 것입니다. 

 

원을 세우고 그 원을 성취하기 위해 노력할 때 삶에 재미가 붙고 활력이 생깁니다. 그러면 바라는 게 이루어질 가능성도 높아집니다. 

 

책행복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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