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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 다시 어질러질 곳을 치운다. 다시 더럽혀질 곳을 닦는다.그런데 이 소용없는 짓을 하고 나면 기분이 상쾌하다. 소용없는 것이 의미 없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걸레가, 빗자루가 가르쳐 준다.
가만 생각해보면 우리는 매일 소용없는 짓을 하며 산다. 소용없는 성실, 소용없는 관심. 소용없는 도전. 이 소용없는 짓을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소용엇ㅂ는 다짐을 해본다.
초보/두려운 상대. 어디로 문지 모르니 두려울 수밖에. 초보가 익숙. 능숙. 완숙 같은 단어로 바뀌면 두려움은 사라진다. 두려움과 함께 기대도 사라진다. 사고는 늘 초보가 친다.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말, 놀랍고도 귀한 통찰이다. 이제 초보의 반대말을 물으면 이렇게 대답해야겠다. 평범.
추억/색이 바라지 않는 진한 기억. 지난 일은 처음엔 다 기억이라는 이름으로 머리에 저장되지만, 시간이 흐르면 기억의 아주 일부는 추억이라는 진한 이름을 얻고 머리에서 가슴으로 자리를 옮긴다. 기억은 머리가 하고 추억은 가슴이 한다.
출근/하루 분의 나를 팔러 나가는 것이 출근. 하루 분의 나를 다 팔면 퇴근. 내 상태가 싱싱하지 않아 오늘 하루는 팔지 않는 게 낫다는 생각이 들면 결근. 나를 몇 개 팔다가 불현듯 내가 사라지고 있다는 늒미이 들면 그 날은 조퇴. 내가 다 소진되어 더 이상 재고가 없으면 은퇴.
출발/ 목적은 도착. 목적지에 도착. 그러나 축발의 아주 일부만 도착에 닿는다. 그 아주 일부에 속하고 싶다면 방법은 하나. 출발 횟수를 늘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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