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좋은 글

창자를 끊어내는 아픔

다림영 2022. 10. 31.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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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인생을 살다가 슬픈일을 당하면 창자가 끊어진다는 뜻의 '단장'이라는 단어를 사용합니다. 가수 황금심이 노래한<잔장의 미아리고개>역시 잡혀가는 자신의 남편을 생각하며 창자가 끊어질듯한 '단장斷腸의 애절함'을 노래한 것이죠.

단장의 어원은[세설신어]의 [출면편]에 나옵니다. 환온(桓溫)이라는 진나라 장수가 지금의 사천성 지역을 정벌하기 위해 군사를 이끌고 배를 타고 양자강을 지나게 되었습니다. 군대가 삼협(三峽)부근을 지날 무렵, 한 병사가 새끼원숭이 한 마리를 잡아왔습니다. 그러자 어미 원숭이는 자신의 새끼가 잡혀가는 것을 보고 배를 쫒아오며 울부짖었습니다. 그러다가 배가 좁은 지역을 통과할 때 그 어미원숭이는 필사적으로 몸을 날려 배 안으로 뛰어들었습니다.

 

그러나 슬픔에 지친 어미 원숭이는 이내 죽고 말았습니다. 병사들이 원숭이의 배를 가르자 창자가 끊어져 있었습니다. 자식을 잃은 어미 원숭이의 슬픔에 창자가 끊어져 버렸던 것입니다. 여기서 '창자가 끊어지는 듯한 아픔'이라는 뜻의 '단장'이라는 말이 유래하였습니다.

夜雨聞鈴斷腸聲

밤비에 들리는 저 풍경 소리는 내 창자를 끊어 놓는 듯하구나!

 

당나라 시인 백거이가 당 현종이 양귀비를 그리는 아픔을 노래한 [장한가長恨歌]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인생을 살다보면 '단장의 슬픔'이 찾아올 때가 더러 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원치않는 이별이나 예기치 않게 닥치는 역경, 철석같이 믿었던 사람들의 배신은 우리의 가슴을 단장의 아픔을 몰아넣기도 합니다.

 

좋은사회는 창자가 끊어지는 듯한 단장의 슬픔이 없는 사회입니다. 물질적 풍요로움이나 거창한 발전의 장밋빛 꿈보다는 모든 국민이 단장의 슬픔없이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그런 대한민국 사회가 되길 꿈꿔봅니다. "

 

'단장의 슬픔'이 없는 삶을 살면 좋겠습니다.

斷腸

[책추천]3분古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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