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12월 24일 일기

다림영 2014. 12. 24.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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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잡다한 일을 하고 있을 그에게 전화를 했다.

오늘은 크리스마스 이븐데 거긴 뭐 안주나?’

알바 하는 놈에게 무슨 선물이야 선물이’ ...

그래도..’

하느님을 믿지 않아도 쉰이 넘어도 크리스마스엔 아이처럼 선물을 기대한다.

빙크로스비의 다정한 목소리가 종일 따뜻한 친구가 되어주었지만

전화 한통 울리지 않는 차가운 현실은 정말 냉정하기도 하다.

메리 크리스마스

누군가에게 작은 인사조차 건네지 않으며 냉정하단 말을 입에 올리다니..

언제부터 나는 이렇게 삭막하게 변한 것일까?..

 

크리스마스 이븐데 하면서 친정엄마는 목욕도 다녀오고 머리도 잘랐다고 거울을 들여다보며 괜찮느냐고 내게 물어본다.

칠십이 훌쩍 넘어도 이맘때면 누구나 하얀 꿈을 꾸나보다.

 

전화가 왔다. ‘ 나 끝났어, 버스 탔어..근데 케익 조그만 거 하나 주네’...

잔소리 많고 온갖 일 다 시키고 반말 마구 한다던 젊은 사장이 크리스마스이브엔 착해지고 그러나보다. 나이든 알바 생에게 인심을 크게 썼다.

냉정하던 세상이 갑자기 따뜻하게 느껴진다.

아이들에게 절대 손대지 못하게 하라고 전했다. 엄마가 돌아가면 모두 함께 촛불 키고 기도라도 하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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