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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에세이에서 전화가 왔다.
수필 한편 평가를 받고 싶어서 써 보냈는데 다음 달인지 그 다음 달인지에 싣겠다고 했다.
그런데 분량이 넘어 미약한 교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교정을 해 주겠냐고 물었다. 나는 몇날 며칠 끼고서 손을 보던 것이라 다시는 들여다보고 싶지 않았고 한번 그렇게 덮고 나면 이상하리만큼 글에서 마음이 멀리 달아나 있는 것이다. 무슨 등단 작가도 아니고 싶어 알아서 하라고 전했다.
그들은 예전에 마지막 줄 한 줄을 내게 일언반구 한마디 없이 고친 적이 있다.
그때 나는 마음이 아주 좋지 않았고 흥분한 마음이 일어 메일도 보냈고 전화까지 해서 몇 마디를 건넸다. 아마도 그 일을 메모해 놓았는지 얘길 꺼낸 것이리라.
그때는 어떤 마음이고 지금은 또 어떤 마음인가. 별다른 생각이 들지 않는 이유는 도대체 무엇인가.
사람마음처럼 변화무쌍한 것도 없다. 그들이 조금이라도 손을 본다면 그 글은 내 글이 아니다. 그런데도 나는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았다.
누구에게도 가르침을 받지 못하니 이렇게 해서라도 내 글이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공부를 해야지 하는 생각만 드는 것이다. 지난날 날을 세우던 나는 어디론가 사라져버린 것이다.
일 년 이년사이 참 많이 달라진 나를 느낀다. 길이 난다더니 마음공부를 하다 보니 정말 길이 생긴 듯하다. 오늘도 명상으로 길을 내고 있다. 한결 고요해지는 사람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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