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만권을 읽으면..

인문학으로 떠나는 인도여행/허경희 /인문산책

다림영 2014. 9. 4. 19:39
728x90
반응형

우리는 왜 떠나려는 것일까. 어디로 가야 하는지에 대한 답을 잃었을 때 진정 여행을 떠나야 하는 때라는 말을 어디선가 들은 기억이 난다. 잠깐 동안의 부재가 자신의 존재를 다시 확인시켜 주기 때문일 것이다. 자신의 존재에 대한 확인을 통해 비로소 우리는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방향성을 찾게 될지모른다. 이것이 우리의 인생에서 여행이 필요한 이유이리라. 우리는 모두 때때로 길을 잃고 헤맨다. 나와 다른풍경으로의 여행은 우리에게 새로운 길을 보여주고, 자신으로 다시 돌아올 수 있는 진정한 삶의 깨달음을 준다.

 

20세기 위대한 성자인 크리슈나무르티는 말한다.

길을 떠나기 전에 자기 자신을 이해하라.”

그는 먼저 자기가 의도하는 것을 마음속에 명백히 하도록 타이른다. 영원하고 절대적인 것을 찾고, 그것에 의지하는 것은 자신을 알아가는 데 도움을 주지 못한다고 말한다. 우리가 찾고 있는 대상을 발견하기 전에 그것을 찾고 있는 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기 자신을 아는 것, 바로 그것이 무엇인가를 쌓아올릴 수 있는 토대가 된다는 것이다. 그가 생각하는 성실한 인간이란 자기 자신을 이해하는 일에 철저히 맞설 수 있는 사람이다.

위대한 명상 시인 칼릴 지브란은 세상은 슬픔 반, 기쁨 반이라는 지혜의 말을 들려줌으로써 삶에 대한 긍정에 이른다. p73

 

 

더럽고 혼란으로 가득 찬 델리 역 광장을 보고 어떤 사람들은 인도 여행을 포기했다고가지 하지 않는가, 하지만 이제 여행을 시작하려는 사람에게 이러한 카오스는 단지 신비로움일 뿐이다.

카오스의 신비, 카오스의 신비 너머에는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까. 두려움보다 호기심이 앞서지 않는다면 어느 누구도 여행을 떠나지 못하리라. 그러므로 여행이란 두려움을 넘어서는 일이다. 그것은 이 세계가 두려움의 세계가 아니라 단지 아직까지 내가 모르고 있는 또 하나의 세계가 있음을 확인하는 과정일 뿐이다. p75

 

흔히 인간의 삶은 변화의 삶이라고 이야기한다. 그것은 인간관계의 변화무쌍함을 두고 하는 말이다. 인생은 관계를 통해서 이루어 나가는 것이다. 나는 아주 오랫동안 나와 관련된 많은 만남들을 생각했다. 모두 변해가는 만남인 것을 오래도록 그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해 혼자서 많이 괴롭기도 했다.

점점 가볍게 변해가는 관계들. 순간순간 변화는 저 구름들, 참으로 이상하다. 이 가벼운 관계들이 싫어져서 혼자 내 안으로 빠져 들었는데, 나는 지금 저 가벼운 구름떼를 그리워하고 있다. 가볍기 때문에 변할 수 있고, 그래서 만들어지는 구름의 아름다움, 아름다움은 이 가벼움의 철학 속에 있었던가. 나의 무거움이 때로는 타인과의 관계에 있어 짐이 되었겠구나. 가볍게 구름 따라 흘러가고 싶아. 그 아름다움 속에 존재하고 싶다.

p286

 

평안한 여행이 되길 바랍니다.

내 사랑을 여비로 만들어 당신에게 드립니다.

여행길엔 그 무엇보다도 사랑이 절실하게 필요할 테니까요.

우리 모두 서로에게 진정한 사랑을 나눠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나그네끼리 서로서로 도움을 주고받기를 바랍니다.

 

여행길에 나선 이들에게 들려주는 시성 타고르의 음성이 왜 이리도 마음을 아프게 하는 걸까. 내가 다시 이곳에 올 수 있을까. 만날 때 떠날 것을 염려하듯이 떠날 때 다시 만날 것을 믿으며 그렇게 나의 발길은 그곳을 떠나왔다. p318

 

 

보드가야를 끝으로 인도에서의 모든 여행을 마치고 돌아가려고 할 때 소녀는 나를 불러 세웠다. 나의 여행용 가방은 오랜 여행으로 한쪽 귀퉁이가 뜯겨져 있었고, 소녀는 이것을 보았던 것이다.

소녀는 실과 바늘을 가지고 와서는 고사리 같은 작은 손으로 내 가방을 손수 꿰매주었다. 주인 된 도리를 다하겠다는 소녀의 마음 씀씀이 때문에 차마 실과 바늘을 달라고 할 수 없었다. 다음에 올 때 또 들르겠다는 말만 남긴 채 나는 열의 땅을 떠나왔다.p332

 

 

솔개는 70년을 살기 위해 40년을 산 시점에서 낡은 부리를 깨고 새로운 부리를 돋아나게 한다. 그런 다음 새 부리로 발톱을 뽑아낸 후 새 발톱이 돋아나면 날개의 깃털을 뽑아내서 새로운 깃털이 돋아날 때까지 기다린다. 이렇게 해서 새롭게 환골탈태한다고 한다. p335

 

 

여행이란 무엇인가. 여행은 자신을 비우는 과정일 뿐이다. 이제 다시 길을 간다. 다시 가는 이 길은 미래로의 길이 아니다. 비로소 나는 현잴 돌아와 현재의 삶을 살 것이다. 나를 찾아 떠난 여행이 여행의 끝에서 나를 비우기 위한 여행이 되면서 나의 오랜 인도 여행은 여기서 끝난다. p337

 

 

 --------

 

 아침에 동네분이 오셔서 쇼케이스위에 널려져 있는 책을 보고 말씀하셨다.

여행을 책으로 하네?’ ^^..

네, 저는 여행도 그 무엇도 다 책으로 해요.. 그래서 이해가 안 가는 구석이 많습니다.

손님이 환하게 웃으며 나가셨다.

내내 그 말이 마음에 걸렸다. 여행을 책으로 하는 사람....

 

언젠가 나는 지금 이렇게 읽은 것들을 알게 되는 날이 있으리라 생각해 본다.

마음밭에 씨앗을 뿌려 놓다보면 분명 새싹은 올라오리라 열매도 거두리라 한다.

종일 그 손님덕분으로 웃었다. 어느새 인문학으로 떠나는 인도여행을 마쳤다.

인도여행과 몽골여행을 하고 있었다. 몽골여행은 언제부터 꿈꾸고 있었다.

인도사람들은 모두 성자같다고 어디선가 읽은 것 같은데 .. 그러하여 인도의 얘기는

때마다 살펴보게 된다. 그들의 눈빛은 아무 곳에서 볼 수 없는 그런 깊이가 있다.

 

나는 두 사람의 인사를 잊지 못한다.

한 사람의 인사는 행복하시지요?’ 였고 또 한 사람의 인사는 누구야 눈이 깊어졌다!’ 였다. 어쩌면 이런 인사를 할 수 있는 것인지 나는 때마다 생각에 잠기곤 했다. 이들은 모두 지금은 만날 수 없다. 어디로 갔는지 알 수가 없는 것이다. 인도여행을 책으로 마치니 갑자기 알 수 없는 나락으로 떨어져버린 좋은 인사를 건네던 친구가 생각난다. 친구는 예전보다 깊은 눈을 지니게 되었으리라. 마침 정목스님의 나무아래에서 어떤 기도문이 음악과 함께 흐른다. 그녀의 앞날에 행운이 함께 하기를 ... _()_

 

두려움을 넘어서고 자신을 비우는 과정 ... 여행... 그 길을 그리워 하며..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