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송 詩

통점

다림영 2014. 4. 8.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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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시장 가게마다 하나 둘 꺼지는 불

생선 대가리를 쳐야 먹고사는 친구 놈과

쉰 중반 피로를 놓고 대폿집에 기대 쉰다.

 

나잇살에 따라오는 그 무슨 통점(痛點)같은

신경이 곤두서서 생의 맛이 조여오고

경기에 턱턱 받히는 일과들로 가득한 몸.

 

점점 더 헐떡이는 된비탈 숨소리에

밀리고 휘둘리는 목숨도 짐이다 싶어

입술을 지그시 물고 대폿잔에 기대쉰다.

채천수(1957~)

 

새출발로 설레는 삼월의 속내를 보면 뒷받침에 휘는 허리가 많. 학자금 대느라 덧쌓인 쉰 중반또는 그 안팎의 피로가 심각한 것이다.

경기에 턱턱 받히는속에서도 등록금 간신히 넣고 나면 대출 이자 느는 소리만 커진다. 시장의 불이 일직 꺼질 정도로 소비가 줄 수밖에 없다.

그래도 생선 대가리를 쳐야 먹고 사는게 삶이니 어쩌랴. 정 지치면 술잔에 기대서라도 넘어갈밖에. ‘생의 맛이 조여오된비탈일수록 쳐내야 할 삶의 대가리도 많으니, 맞서면서 더러는 대폿잔에 기대쉬면서 넘어가는 것이다. 살면 또 살아지는 법, ‘입술을 지그시 물고뭔가 쳐내며 오늘도 살아내야 한다. 작은 꽃다지들도 숱한 바람 속에서 피며 순명(順命)을 다하듯-정수자 시조시인

 

조선일보322일 가슴으로 읽는 시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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