淸靜爲天下正
맑고 고요한 것이 천하의 바름이다-45장
맑고 고요해서 인위가 없고, 편안하고 상세하며 깊고 고요하고, 조급함과 들뜸도 없고, 망령스럽지도 않고 어지럽지도 않으면 이것이 바로 천하의 바른 길이다.
‘고요함’은 <도덕경>에서 매우 중요한 개념이다. <도덕경>에서 이 ‘고요함’은 적어도 열 번 이상 등장한다. 노자는 ‘고요함’을 중요시해서 ‘고요함’이 ‘욕심’, ‘교만’, ‘분노’ 등의 정서를 제어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만일 군왕이 고요함을 좋아한다면 천하는 바로 안정될 거라 생각했다.
노자의 후학인 장자가 일찍이 공자의 입을 빌려서 “사람은 흐르는 물에 자신을 비추어 볼 수 없다. 잔잔한 것은 가라앉았기 때문에 다른 모든 가라앉은 것을 잔잔하게 할 수 있는 것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군왕의 마음이 이처럼 고요하다면 천지를 환히 비추어서 만물을 자세히 관찰 할 수 있을 것이고, 사람의 마음이 이처럼 고요하다면 상대방의 장단점을 곰곰이 잘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고요함’은 일종의 역량으로, 노자는 ‘고요함’이 없으면 ‘움직임’도 없으며, 사물들의 삶과 죽음 역시 없다고 말했다. ‘고요함’을 겪은 후에야 사물의 움직임은 비로소 능력을 갖게 된다. 예컨대 높이뛰기의 경우, 도움닫기, 발뻗기, 도약, 하강으로 구성되는데, 이 가운데 발뻗기는 ‘고요함’이 ‘움직임’을 제어하는 동작이다. 음악의 경우 , 감동적인 음악을 잘 살펴보면 늘 그 속에 고조된 소리를 잘 달래는 ‘장치가’ 들어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고요함’은 하나의 지혜이다. 만일 그가 소란스러움에 지쳤을 때, 아주 빨리 고요함에 들어가서, 고요함을 완성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지혜가 섬광처럼 순식간에 번쩍할 수 있으면 곤란한 상황을 빨리 모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도연명은 다음과 같은 시를 썼다.
“세속에 풀집을 지었거늘/마차소리 들리지 않네/어찌 그럴 수 있나 물으니/ 마음으로 멀리했다는군.”
도연명의 시는 대부분 이와 같이 ‘고요한’분위기 속에서 지어진 것들이다.
‘교만’은 ‘낭패’를 부르기 쉽고, ‘낭패’는 ‘분노’를 일으키기 쉽다.
‘고요함’은 그것들을 제어할 수 있는 수단이다. 이런 까닭에 삶이라는 여정속에서 ‘고요함’이라는 비결을 놓치지 않고 붙잡을 수 있는 지가 바로 승리의 관건인 셈이다.
서양철학 명언-
고요한 자기절제야말로 신들이 내린 지고지선한 선물이 아닐 수 없다.-에우리피데스(Euripides)
----
‘눈’ 노래를 접하게 되었다. 솔로의 노래보다 합창이 더 듣기 좋은 이유는 왜인지 모르겠다. 눈이 덮인 산하처럼 나는 깊어진다.
몇며칠 좋은분의 말씀따라 나를 돌아보았다. 이제야 무언가 아주 작은 빛을 본다. 감사한 마음이 일었다. 바깥을 치장하며 잘 보이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내 속을 정결히 하지 않고 보이는 것에 치중했다. 보잘것 없는 나를 보게 되었다. 부끄러웠다. 그러고 보니 수없이 많은 날들이 그러했다. 눈이 하얗게 쏟아진 날이었다.
눈 /김효근
조그만 산길에 흰눈이 곱게 쌓이면
내작은 발자욱을 영원히 남기고 싶소
내작은 마음이 하얗게 물들때까지
새하얀 산길을 헤매이고 싶소
외로운 겨울새 소리 멀리서 들려오면
내 공상에 파문이 일어 갈길을 잊어버리오
가슴에 새겨보리라 순결한 님의 목소리
바람결에 실려 오는가 흰눈되어 온다오
저멀리 숲사이로 내마음 달려가나
아 겨울새 보이지 않고 흰 여운만 남아있다오
눈감고 들어보리라 끝없는 님의 노래여
나 어느새 흰눈되어 산길을 걸어간다오
'책 만권을 읽으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날마다 좋은날/현각스님/시공사 (0) | 2013.12.07 |
---|---|
살아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법정 잠언집/류시화 엮음/조화로운 삶 (0) | 2013.12.06 |
그리스인 조르바/니코스 카잔차키스/온스토리 (0) | 2013.11.16 |
그리움이 나를 밀고 간다/헤르만 헤세/ (0) | 2013.11.09 |
천년숲/반숙자수필집/선우미디어 (0) | 2013.11.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