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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림영 2013. 9. 14.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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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미국으로 일을 떠난 친구가 잠시 들렸다. 얼굴이 좋았다. 돈을 많이 벌어서인지 좋은 것도 많이 먹는지 먹는 얘기만 하다가 갔다. 또 홍콩에 있는 아들이 돈을 이억이나 보내왔다고 한다. 아들이 가지고 있으면 쓸 것 같아 부모에게 맡기는 것 이란다.

 

그의 아들은 삼십도 되지 않았고 미국에서 대학을 나왔고 우리나라 있을때에도 최고학교를 졸업했다. 부모가 똑똑하고 돈도 잘 버니 아들도 그 길을 가나보다하고 나는 웃었다.

 

그리고 그는 또 어머니 이야기를 꺼냈다. 어머니가 전화할 때마다 용돈을 달라고 해서 못준다고 했더니 나와 보니 어머니가 아르바이트를 한다는 것이다. 어머니가 삼십년 동안 자신의 돈을 숨기고 있다가 이번에 가족에게 들켰고 용돈을 주면 안 된다고 아내가 난리를 쳤다고 한다. 언제부터 아내는 어머니가 돈을 숨기고 있을 것이라고 한 것을 자신은 믿지 않았다고 한다.

 

나는 아무리 어머니가 돈을 조금 숨기어 놓고 하나밖에 없는 자식이 잘 되어 미국에 있는데 용돈을 보내 달라고 했기로 말도 안 된다고 했더니 어머니가 몰래 돈을 숨긴 사실이 밝혀지고 아내에게 미안해서 절대로 주지 않기로 했다는 것이다. 또한 쌀값도 보내주고 핸드폰비도 보내주고 보험료도 내주고 전세도 얻어주었고 연금도 나오고 더 이상 노인이 무슨 돈이 필요하느냐고 하는 것이다. 나는 또 웃었고 알 수 없는 가족사이니 더는 말 하지 않았다.

 

나도 나의 큰 아들 얘길 했다 학교 휴학하고 아르바이트를 한다고 했다. 그 돈을 모아 여행을 떠나서 앞날에 대한 정리를 하겠다는 얘기도 했다. 그런데 그놈이 돈을 벌어보더니 제 신발 구멍이 나서 비오는 날이면 슬리퍼를 신고 출근하는데 돈이 아까워 운동화 한 켤레 못사는 놈이 엄마 아빠 할머니 동생까지 월급 탄 날 흰 봉투에 삼 만원씩 넣어 주더라 하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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