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송 詩

[스크랩] 미나리는 목이 많다/마경덕

다림영 2013. 8. 1.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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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리는 목이 많다/마경덕-

 

 

  창가에 놓인 움미나리. 추스르고 일어선다. 목을 버린 지 사흘, 다시 목을 꽂는다. 피맺힌 자리 푸릇푸릇 피가 돈다. 한

움큼의 뿌리가 거뜬히 중심을 들어 올린다.

 

  한 잎의 귀를 열고 두근대는 움미나리. 사발에 발을 묻고 빠끔, 귀가 돋는다. 호기심 한 사발 파랗게 돋는다. 쪽쪽 물 마

시는 소리, 사발이 마르기 전 실컷 물배를 채우는 미나리는 가장 목마른 식물. 물소리를 따라 발을 뻗는다.

 

  에구, 요 귀여운 것. 지나가던 봄햇살이 미나리 귀를 살짝 잡아당긴다. 어린것들의 목이 쭈욱 늘어난다.

출처 : 시와 글벗
글쓴이 : yanggo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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