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에서 배우다

스마트폰 없이 1년

다림영 2013. 2. 22. 17:37
728x90
반응형

조선일보 2013/220

 

一事一言

스마트폰 없이 1

 

스마트폰을 끊겠다는 게 작년의 결심이었다. 스마트폰을 하느라 아무것도 제대로 할 수가 없엇다. 우리는 서로의 얼굴 대신 자신의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며 나좀 봐.”라고 했다.

단편소설 한 편을 단숨에 읽어내는 일도 점점 버거워졌다. 운전 중에도, 운동중에도 틈틈이 들여다봤다.

그러느라 배터리가 다 닳아 막상 전화를 전화기로 쓰려고 하면 전화가 꺼졌다.

 

처음에 우리는 그야말로 밀월이었다.

나는 전 세계에서 쏟아내는 어플의 신세계를 탐험하고 탐사하는 호사를 누렸다. 일어나면 날씨 어플을 확인했고, 서점어플로 신간들을 일별했고, 한 영국 여자 요리사의 어플로 레시피를 숙지했고, 명상 어플로 마음을 다스렸고, 팟캐스트를 들으며 청소를 했고, 수면의 질을 측정해주는 어플을 머리맡에 두고 잠을 청했다.

 

스마트폰 없이 산 지 일 년재다. 다시 2G폰을 쓰고 있다. “젊은 사람이 왜?” 라고 묻는 어른들을 종종 만난다. 이런 말일 것이다. ‘늙은 나도 쓰는데!’ 지금와서 돌이켜보면 나는 중독돼 있었다. 그것이 옆에 없으면 불안했고, 늘 그것과 함게여야 했다. 지금은 가까스로 벗어난 것 같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을 수 있는 시간이 기적처럼 생긴 것이다.

기술은 진보하는 만큼 인간을 진부하게 한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그러나 스마트폰의 편리를 누리면서도 일상의 리듬을 지키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모든 문제는 내게 있음을 안다.

 

스마트폰을 안 쓰는 요즘, 엄청나게 진부하지 않은 사람이 된 것도 아니다. 그래서 신문을 다시 구독하기로 했다. 어떤 진보의 길은 이제는 진부해진 것들 속에 있지 않은가 하는 마음으로.

한은형.소설가

 

-------

 

나도 2G핸드폰이다.

아이들에겐 모두 스마트폰을 쥐어주었지만 나는 쓰지 않는다.

처음엔 그 비용이 싫었고 두 번째는 노트북과 종일 생활한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이제는 어떤 장소든 어떤 모임이든 몰입을 하지 않고 스마트폰에 혼을 빼앗긴 사람들 때문에 그것이 싫어졌다.

몇 달만에 한번 만나는 모임에서도 저마다 그것에 정신을 잃고 있고

사람이 이승을 떠난 자리에서도 그것을 들여다 보며 무언가를 즐겼고

참으로 오랜만에 만난 친구부모님 앞에서도 인사는 대충이고

무언가를 하느라 눈도 제대로 맞추지 않고 정신이 없는 친구를 보면서 깨달았다.

나는 절대 저것과 함께 생활하면 안돼겠구나 하는....

 

사람의 기품을 앗아 가버린 스마트폰 ..

사람들은 자신이 잊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기계에 빠져 살고 있다.

그것을 지니고 있지 않으니 그러한 모습들이 그대로 보이고 참으로 안타까운 마음이 수시로 드나든다.

반응형

'신문에서 배우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네가 행복하면 나도 행복하다!  (0) 2013.03.08
유언혹중(流言惑衆)  (0) 2013.02.25
모릉구용(摸稜苟容)  (0) 2013.01.26
추연가슬(墜淵加膝)  (0) 2013.01.18
착념삼일(着念三日)  (0) 2013.0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