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겨울비

다림영 2013. 1. 21.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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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 비가 내리는 데도 날은 춥다.

사실은 기온이 조금 올라갔다고 껴입던 옷 중 하나를 덜 입은 탓이다.

위도 그렇고 다리도 그렇고 따뜻한 것이 최고인데 이리 경솔하다.

 

.

며칠 후면 친정엄마 생신이다. 며느리들 힘들다고 밖에서 먹자는데 난 그것이 싫다.

그 돈이면 집에서 골고루 맛나게 해 먹을 수도 있고 편하게 얘기하고 좋은데 말이다.

이번엔 엄마 보고 집에서 하자고 했다. 밥과 미역국만 끓여놓으시라 했다.

장은 회비에서 보면 되고 내가 몇 가지 해 가지고 가겠다고 했다.

모두에게 아무 말도 건네지 말라고 했다.

우리 집에서 할까 전했지만 엄만 엄마 집에서 하는 것이 편하다고 한다.

 

사실은 동네 식당에서 모이려고 했다.

엄마가 추천했던 식당에 엊그제 노인 회원들과 다녀왔는데 김치 때문에 마음이 상해서

두 번도 가기 싫다는 것이다. 이상하다는 것, 갈비탕을 먹는데

세상에 김치가 그럴 수가 없다는 것,... 아무래도 노인들이라고 이상한 것 준 것 같다는 것이다.

그 얘길 들으니 나도 그곳에 가고 싶지 않았다.

몇 천 원짜리를 먹어도 성의가 없고 뭔가 느낌이 이상한 것이 올라온다면 가지 않으면 그만이다. 식당을 나올 때 종업원이나 그곳 사장에게 김치를 한번 먹어보라고만 했단다. 생각할수록 괘씸하다며 엄마는 내내 이야기 했다.

이번 주 휴일엔 좀 부지런을 떨어야 할 것 같다.

다들 오기나 할런지 모르겠다. 엄마생신은 항상 구정을 앞두고 있어서 몸을 빼는 며느리들이다.

그러거니 한다.

 

.

아직도 비가 내린다. 그러고 보니 종일 내린다.

겨울비가 운치는 있기는 한데 온종일 내리니 좀 그렇다.

젊을 때 같으면 겨울비가 내리면 여기 저기 메시지도 보내고 막걸리 빈대떡 타령도 하고 그랬는데... 이젠 심드렁하다.

정말 이런 날엔 어디 옛정취가 드는 곳에서 막걸리 한 사발과 맛난 빈대떡을 앞에 두고 친구와 세상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더없이 좋은데 말이다.

좋은 시절은 다 지나간 것인지....

집에 들어가는 길에 생 막걸리나 사서 아이들 술 빵 이나 만들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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