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풍경

10월 의 산책

다림영 2012. 10. 17.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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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하기에도 이르고 또 늦기도 한 오후 3

느지막한 산책에 나섰다.

가을은 아직 전부를 내어주지 않았다.

 

시를 짓는 연인인지 시야에 성큼 들어왔다.

한사람은 외국인이었다.

신발을 벗고 양말까지 곱게 접어 맨발인 청춘들이 가을볕처럼 반짝였다.

글을 짓는 듯 보인 그들은 맑은 수채화 같았다.

때로 나도 그렇게 계절에 취해 흔들리며 펜을 잡기도 했었는데 하는 마음으로

자꾸만 뒤를 돌아보았다.

 

수많은 이들이 발 길 따라 자유롭게 흐르고 있었다.

여름은 겉옷을 걸치고 너른 숲 곳곳에 숨어 있었다.

한 무더기 사람들이 붉은 얼굴로 웅성이며 내려갔다.

가을은 숲보다 먼저 그들을 물들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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