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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하기에도 이르고 또 늦기도 한 오후 3시
느지막한 산책에 나섰다.
가을은 아직 전부를 내어주지 않았다.
시를 짓는 연인인지 시야에 성큼 들어왔다.
한사람은 외국인이었다.
신발을 벗고 양말까지 곱게 접어 맨발인 청춘들이 가을볕처럼 반짝였다.
글을 짓는 듯 보인 그들은 맑은 수채화 같았다.
때로 나도 그렇게 계절에 취해 흔들리며 펜을 잡기도 했었는데 하는 마음으로
자꾸만 뒤를 돌아보았다.
수많은 이들이 발 길 따라 자유롭게 흐르고 있었다.
여름은 겉옷을 걸치고 너른 숲 곳곳에 숨어 있었다.
한 무더기 사람들이 붉은 얼굴로 웅성이며 내려갔다.
가을은 숲보다 먼저 그들을 물들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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