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풍경

수리산

다림영 2012. 5. 14.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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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점심을 먹이고 늦게 산을 찾았다. 수리산까지는 집에서 부터 걸어 40분 정도 걸린다. 미리 마음을 먹고 일찍 나서는 산행도 좋지만 할일 다 해 놓고 저녁까지 준비를 하고 나서는 산행도 넉넉한 마음이 들어 좋다.
나는 참 좋은 도시에 살고 있는 것 같다. 사방이 모두 큰 산으로 둘러쌓여 이렇듯 걸어서도 산에 갈 수 있으니 행운인 것이다.
간단한 요기꺼리와 막걸리 한병 싸들고 나서는 오후, 사람들은 이미 돌아오고 있음에도 천천히 세상을 구경하며 그곳으로 나선다.

 

 

 

 조금 뜨거운 햇살과 더운기가 있었지만 묵묵히 골목 골목을 빠져나와 개천을 건너 오래된 마을 안으로 들어가며 녹음의 향기를 만끽하는 재미가 꽤 괜찮다.

냇물이 모두 말라 물소리는 들을 수 없었다. 비가 내려주길 기원해 보며 가파른 산 중턱에서 5월의 신선한 바람을 만나고 흰 술 한잔 들이키는 재미는 특별할 것은 없지만 몸과 마음이 모두 환해지는 일이다. 멀리가는 것도 좋고 특별한 곳을 거니는 것도 좋지만 그러한 것은 가족에게 소흘하게 되고 많은 것을 투자해야 하므로 그다지 원하지 않는다.

 

 

5월의 녹음을 마음껏 들이키는 휴일이었다. 온몸에 초록색 불이 들어온 것을 보니 한주도 잘 견딜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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