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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가와 무언가를 비교하려는 순간

다림영 2012. 3. 27.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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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인간의 내적 존엄을 빛나게 해주는 것은 남과 비교할 수 있는 외적인 척도가 아니다. 그것은 자기의 고유성에 자족하며 외부세력의 가치를 포용할 수 있는 너그러움 속에 존재한다. 그것은 자기를 증명하려는 욕구를 넘어서으로써 세계의 경이를 제대로 볼 줄 아는 과내함이다. 자공,너는 자신의 가치에 집착함으로써 타자들의 존귀함을 옳게보아 배울 줄 모르는 그저 탁월한 재사일 뿐일진저!

 

모든 비교는 자기에 대한 과도한 배려다. 자아에 대한 관심과 집착에 빠진 자가 어떻게 타이에 대해 지정한 애정을 가질 수 있으랴. 따라서 자기 자신만 사랑하는 사람은 오히려 점점 더 내적으로 가난해질 뿐이다. 그 또는 그녀는 결국 외로워지고, 마침내 협소한 자기만의 공간에서 초라하게 몰락해간다.

 

돈과 명예를 모두 가졌던 자공이 스승에게 결코 인정받을 수 없었던 것도 이때문이었다.

그런데도 자공은 이를 깨닫지 못하고 공자가 가장 사랑했던 제자인 안회와 자신을 비교하며 우울해 한다. 같은<공야장>편에서 공자가 자공에게 안회와 너 스스로를 비교해보라고 하자 자공은 이렇게 대답했다.

 

"안회는 하나를 들으면 열을 알았는데, 저는 하나를 들으면 둘밖에 모릅니다. 回也,聞一知十,賜也,聞一知二."

 

공자는 허탈했으리라. 안회와 자공의 차이는 둘과 열의 차이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비교할 수 있는 수량의 차이가 아니었다. 안회가 자신으 누군가와 비교하지 않으며 안분지족할 수 있었던 반면,자공은 끝없이 남과 자신을 비교했다는 바로 그 점에 차이가 있었다.

 

떠보는 질문에 속을 들킨 자공을 위로하기 위해, 또는 먼저 죽은 제자 안회를 회억하며 문득 외로워진 공자느 이렇게 말했다.

"안회만 모하구나. 나와 너 모두가 안회만 못하구나!弗如也,吾與女,弗如也!"

누군가와 무언가를 비교하려는 순간 우리 모두는 안회만 못한 존재이다.

<논어감각>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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