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초겨울 눈부신 햇살을 맞으며..

다림영 2011. 11. 2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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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아침 눈부신 햇살이 창으로 쏟아져내리고 있었다.

물건을 정리하다 말고 커피한잔을 들고  햇살아래 앉아버리고 말았다.

현실의 고달픔들은 따뜻한 햇살로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고

알 수 없는 에너지들이 몸 구석구석 스며드는 것 같았다.

 

 

 

 

 

 

어제는 휴일이었다.

시어머님은 아침만 드시고 친구들에게 훌쩍가버렸다.

우리집의 휴일은 늘 그렇게 시작된다.

구석구석 먼지를 닦고 가족들의 먹을 것을 장만하고 ..

나의 휴일은 잠시도 바닥에 앉을 수 없고 난 그것이 힘들다기보다 즐거움으로 받아들인지 오래되었다.

일주일중 오직 하루 그렇게 집에 있는 시간이기 때문에, 살림만 하는 것이 꿈이기 때문에...

 

 

그런데 불상사가 생기고 말았다.

동반자와 그의 형님은 운동을 나갔고 아이들과 나만 있었다. 어디선가 냄새가 나기시작했다.

아뿔사, ....

기가막혔다. 안방의 아버님께서 소파에 앉아 일을 보신것이다. 나는 어쩌나 하다가 큰 아이를 부르고 네가 해야 하겠다고 말을 건네니, 아이가 왔다갔다 어쩔 줄모르는 것이다. 내가 꼭 해야할 입장이면 할 수 있을 것이나 나는 두고보기로 했다. 며느리의 손이 마땅치 않으실 것 같아서였다.  한참 녀석이 안절부절 하더니 신문지를 달라며  치우기 시작했다. 속도 없는 녀석인줄 알았는데 ...

 

날도 추운데 한참 문을 열어놓아야 했고 냄새는 쉽게 빠져나가지 않았다. 아이들은 코를 막으며 저마다 방으로 들어가 나오질 않았다.

 

 

스스로 모든 것을 해결한다면 모를까 평균수명 90세란 말씀이 달갑지 않다. 젊을때부터 자신을 관리하지 않고 살다보면 불을 보듯 환한 미래다. 아버님은 언제나 배가 부르도록 먹는 것에 집착하며 그렇게 살아왔다. 벌써 몇년째 문밖출입을 못하며 간신히 거동을 하실까 말까 하면서도 3살아이처럼 먹는 것만 찾는다. 아니 3살짜리보다 못한 때가 더 많은 것 같다. 그러면서 어머님을 힘들게 하는 것이다.

 

그러한 일을 매일 보면서도 나의 동반자는 잘못된 식습관을 고칠 생각이 전혀 없다. 술과 친구하며 먹거리에도 신경을 쓰지 않고 제맘대로 산다. 언제 깨닫게 될지 아마도 그때는 이미 늦은 것이리라.

아이들에게도 누누히 이야기 한다. 먹는 것에 관해 모든 생활습관에 대하여...

 

 

잠시 세상을 잊으며 따뜻하고 눈부신 햇살아래 긴 시간 앉아있었다. 습한 기운을 말리며 잘 살아야지 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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