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좋은 글

막히는 데서 통합

다림영 2011. 11. 16.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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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살이에 곤란이 없기를 바라지 말라. 세상살이에 곤란이 없으면 업신여기는 마음과 사치한 마음이 생기나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되 "근심과 곤란으로써 세상을 살아가라." 하셨느니라.

 

몸에 병 없기를 바라지 말라. 몸에 병이 없으면 탐욕이 생기기 쉽나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되 "병고로써 양약良藥을 삼으라"하셨느니라.

 

공부하는 데 마음에 장애 없기를 바라지 말라. 마음에 장애가 없으면 배우는 것이 넘치게 되나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되 "장애 속에서 해탈을 얻으라."하셨느니라.

 

수행하는데 마魔 없기를 바라지 말라. 수행하는데 마가 없으면 서원<誓願:수도자가 목적을 밝혀 기도하고 그 달성을 다짐하는 일>이 굳건해지지 못하나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되 "모든 마군으로써 수행을 도와 주는 벗을 삼으라." 하셨느니라.

 

일을 꾀하되 쉽게 되기를 바라지 말라. 일이 쉽게 되면 뜻을 경솔한 데 두게 되나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되 "여러 겁<劫:불교에서 말하는 한없이 길고 긴 시간>을 겪어서 일을 성취하라."하셨느니라.

 

친구를 사귀되 내가 이롭기를  바라지 말라. 내가 이롭고자 하면 의리를 상하게 되나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되 "순결로서 사귐을 길게 하라."하셨느니라.

 

남이 내 뜻대로 순종해 주기를 바라지 말라. 남이 내 뜻대로 순종해 주면 마음이 스스로 교만해지나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되 "내 뜻에 맞지 않는 사람들로써 원림<園林:공부하는 수도장에 딸린 수풀>을 삼으라."하셨느니라.

 

공덕을 베풀되 과보를 바라지 말라. 과보를 바라면 도모하는 뜻을 가지게 되나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되  "덕 베푼 것으로 끝을 삼으라." 하셨느니라.

 

이익을 분에 넘치게 바라지 말라. 이익이 분에 넘치면 어리석은 마음이 생기나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되 "덕 베푼 것으로 끝을 삼으라." 하셨느니라.

 

 

억울함을 당해서 밝히려고 하지 말라. 억울함을 밝히려 하면 원망하는 마음을 돕게 되나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되 "억울함을 당하는 것으로 수행하는 문을 삼으라."하셨느니라.

 

이와 같이 막히는 데서 도리어 통하는 것이요, 통함을 구하는 것이 도리어 막히는 것이니, 이래서 부처님께서는 그 어려움 속에서 도道를 얻으셨느니라.

 

저 앙굴마라"와 제바달다의 무리가 모두 반역된 짓을 했지만, 부처님께서는 모두 수기<授記:부처님이 그 공부하는 이들에게 미래에 부처가 되리라는 예언을 주는 일>을 주셔서 성불케 하셨으니, 어찌 저의 거슬리는 것이 나를  순종함이 아니며, 저의 방해한 것이 나를 성취하게 함이 아니리요.

 

요즘 세상에 도를 배우는 사람들이 만일 일이 순조롭지 못할 때에 견디어 보지 못하면 장애에 부딪힐 때 능히 이겨 내지 못해서 진리왕<法王>은 큰 보배를 잃어버리게 되나니, 이 어찌 슬프지 아니하랴, 슬프지 아니하랴.

<寶王三昧論이라는 이름으로 주로 절방에 많이 붙어 있는 글이다.>

 

 

*앙굴마라:부처님의 제자, 열두 살 때 마니발타ㄹ라는 바라문을 스승으로 모시고 수행 중, 스승이 출타한 사이 그 아내에게 유혹을 당했으나 거절하매, 스승은 앙심을 품은 아내의 모함을 듣고, 천 사람을 죽이고 증거로 손가락을 가져오면 법을 일러주겠다고 했다. 이에 여러 곳을 다니며 구백구십구 명을 죽이고 천번째에 자기 어미니를 죽이려다 부처님을 만나 바른 법을 듣고 귀의했다.

 

*제바달다:부처님의 사촌 동생, 부처님의 위세를 시기하여 아사세 왕과 결탁, 부처님을 없애고 스스로 그 자리를 차지하려 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책 <행복한 마음 >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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