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옛날 장원의 한 영주가 산책 길에 자신이 고용하고 있는 젊은 정원사가 땀을 흘리면서 부지런히 정원일을 하는 것을 보았다. 걸음을 멈추고 살펴보니 정원을 구석구석 아주 아름답게 손질하고 있었다. 그분만 아니라 젊은 정원사는 자기가 관리하는 나무 화분마다 꽃을 조각하는 일에 열중하고 있었다.
이런 광경을 목격한 영주는 그 젊은 정원사를 기특하게 여겨 그에게 물었다.
"자네가 화분에다 꽃을 조각한다고 해서 품삯을 더 받을 것도 아닌데, 어째서 거기에다 그토록 정성을 기울이는가?"
젊은 정원사는 이마에 밴 땀을 옷깃으로 닦으면서 이렇게 대답했다.
"나는 이 정원을 몹시 사랑합니다. 내가 맡은 일을 다하고 나서 시간이 남으면 더 아름답게 만들기 위해 이 나무통으로 된 화분에 꽃을 새겨넣고 있습니다. 나는 이런 일이 한없이 즐겁습니다."
이 말을 들은 영주는 젊은 정원사가 너무 기특하고 또 손재주도 있는 것 같아 그에게 조각 공부를 시킨다. 몇 년 동안 조각 공부를 한 끝에 젊은이는 마침내 크게 이룬다. 이 젊은 정원사가 뒷날 이탈리아 르네상스기 최대의 조각가요, 건축가이며 화가인 미켈란젤로 그 사람이다.
그는 자신이 하는 일에 열의와 기쁨을 가지고 품삯과는 상관도 없이 아름다움을 만들어 간것이다. 그는 화분의 나무통에 꽃을 아름답게 조각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인생을 아름답게 꽃피울 수 있었던 것이다.
5분이나 10분만 더 손질을 하면 마저 끝낼 일을 시간이 됐다고 해서 연장을 챙겨 떠나는 요즘의 야박하고 약삭빠른 일군들 눈으로 보면, 그 젊은 정원사는 숙맥이요, 바보로 보일 것이다. 자신의 일에 애착과 책임감을 가지고 기꺼이 땀흘리는 이런 사람이야말로 우리 사회에서는 높고 귀한 존재다.
당신이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찾으라.
그 일에 전심전력을 기울이라 .
그래서 당신의 인생을 환하게 꽃피우라.
책 오두막 편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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