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만권을 읽으면..

승리보다 소중한 것/무라카미하루키/문학수첩

다림영 2011. 2. 22.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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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중에서

 

우리는 모두, 거의 모두 자신의 약점을 껴안고 살아간다. 우리는 그약점을 없앨수도, 지울 수도 없다.약점은 우리 존재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은 곳에 몰래 숨겨 둘 수는 있지만, 긴 안목에서 보면 그런 행위는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바람직한 일은 약점을 인정하고 정면으로 바라보며 자기편으로 만드는 것이다. 약점에 발목 잡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디딤돌로 삼아 스스로를 보다 높은 곳으로 나아가게끔 하는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는 결과적으로 인간으로서의 깊이를 얻을 수 있다. 소설가든 육상 선수든 평범한 직장인이든 원칙은 같다.

 

물론 나는 승리를 사랑한다. 승리를 평가한다. 그것은 두말할 필요 없이 기분 좋은 것이다. 하지만 그 승리 이상으로 '깊이'를 사랑하고 평가한다. 때로 인간은 승리하고, 때로 패배를 맛본다. 그리고 그 후에도 계속 삶을 살아가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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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란 무엇인가. 나는 이 질문에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 무엇이 올바른가. 결국 모든 것은 상대적이다. 누가 무엇이 올바른가. 결국 모든 것은 상대적이다. 누가 무엇을 어떻게 생각하든 간에 세월이 흐르면 추는 기울어야 할 곳으로 기울게 되어 있다. 대부분의 것은 인간의 손이 닿지 않는 곳에서 결정된다. 내가 흥미를 느끼는 것은 무엇이 대가로 지급되었는가 하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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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하면 나는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올림픽이라는 장치에 공감할 수 없엇다 너무나 거대하고 너무나 권위주의적이며 너무나 효율적이고 너무나 많은 승리가 중독성에 의해 왜곡되어 있었다

하지만 그러한 사실도 몇몇 풍경들을 사랑하는 데 방해가 되진 않았다 나는 <우리는> 어떤 경우에는 승자를 사랑하고 어떤 경우에는 패자를 사랑했다. 경우에 따라선 매우 깊게 사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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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말할 필요 없이 우리는 일상 속에서 각자의 발걸음으로 땅바닥 위를 걸어가야 한다. 내일, 내일, 그리고 또 내일. 우리는 계속 싸워 나가야 하며 때로는 미로에 빠질 것이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만약 선수가 투쟁심을 상실한다면 그것은 싸움을 포기한다는 뜻이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올림픽은 하나의 커다란 상징이라 할 수 있다 만약 우리가 어딘가에서 이 상징과 실체와의 연결 고리를 발견 할 수 있다면 다시 말해 거대한 풍선을 땅 위에 내려놓을 수 있다면 그것은 가치 있는 일일 것이다.

 

하지만 만약 그 상징이 다른 상징과 연결되는 것에 불과하다면, 다시 말해 하나의 풍선이 다른 풍선에 연결되는 것에 그친다면 우리는 어디에도 도달하지 못한 채 기묘한 모습을 한 미디어의 놀이동산에 불시착하고 말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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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보다 소중한 것>이라는 제목때문에 선택했는데 책의 저자가 무라카미 하루키였다. 많은이들이 그의 글을 좋아하는 것만큼 나는 여전히 낯설고 쉽지 않다. 소설인줄 알았는데 소설도 아니고 그렇다고 에세이도 아니고 기사도 아니고 일기인가 그것도 아니었다.

 시드니에서 열렸던 올림픽 기간동안 자신의 행적과 그가 본 세상에 대해 특별한 꾸밈없이 써내려갔다. 날짜와 함께 . 그의 글은 간결하고 꾸밈이 없다는 느낌이 들어 좋았지만 몰입을 하지 못했다.

 

많은 이들이  승리를 위해 오늘도 달려가고 있다. 큰 승리를 하려면  평범하고 사소한 행복을  손에 쥘 수 없다. 모든 것을  다 가질 수는 없는 것이다.

라디오의 어느 MC께서 아침이면 이렇게 말씀하신다. "오늘도 승리하십시요"...오늘 하루 승리하고 싶었는데  난 패배하고 말았다. 그러나 절망하지는 않는다.  나의 승리는 아주 작은 것에 있다. 그러나 쉽지 않다. 인생이란 때로 승리하고 또 때로는 패하면서 죽을때까지 삶을 배워나가는 것이리라.

승리보다 소중한 것이 분명 있다. 패자는 눈물을 흘려야 하지만 더욱 깊어질 수 있으리라. 아마도 그러하여 지은이께서는 때론 그들을 매우 깊게 사랑한다고 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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