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과 사색

2011년 1월 1일 산꼭대기에서 일출도 보고 떡국도 얻어먹고

다림영 2011. 1. 1. 15:32
728x90
반응형

 

 

 

 

 

 

 

 

 

 

 

 

 

 

 

 

 

 

날씨가 너무 추워서 아이들을 데려갈 수 있을까 고심했었다. 그러나 특별히 고삼에 입성하는 둘째의 마음가짐을 위해 함께 길을 나서기로 했다. 조금은 힘이 들게 등산을 제대로 하고 일출을 맞이해야 하지만 신발도 그렇고 눈도 녹지 않아 위험을 무릅쓰지 않았다.

 

 

새해 첫날  솟아오르는 해를 함께 지켜보며 각별한 다짐을 한 것만으로도 마음은 가득차 올랐다. 남들보기엔 별스럽지 않겠지만 밖의 생활이 더 긴 나에겐 아이들과 함께 하는 이런시간들이 얼마나 귀하고 각별한지 모른다.

 

사람들이 모여있는 뜨거운 김이 올라오는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누군가 커피를 대접하나 보다 하고 갔는데... 세상에 떡국을 대접하는 것이 아닌가? 누군가 말씀하신다. 시의 자전거 협회에서 마련한 자리라고 했다.

 

떡국 국물도 그렇고 모든 것이 집에서 끓인 것 못지 않았다. 따뜻한 우유와 차 한잔씩은 했지만 1월 1일 산꼭대기에서 일출 을 만난것도 좋았는데 그러한 대접까지 받다니 그저 감사할 뿐이었다. 얼마나 떡국이 맛있던지.... 손은 꽁꽁 얼어붙었지만 한 그릇의 따뜻한 인정에 가슴이 훈훈해 졌다.

 내려오는 길에는 그 인정만큼이나 눈부신 햇살이 온누리를 비추고 있었다.

 

각별한 한 해가 될 것을 예감하며 작은 일 하나하나 그렇게 결심하며 이루어 낼 수 있기를 기원하며 미끄러운길을 조심조심 내려왔다. 내려오는 길이 더욱 어려웠다. 올라갈 때는 해돋이 시간에 늦을까봐 정신없이 올랐는데 그렇게 높은곳,  짧지 않은 시간이었던 것이다.  

 

내려오는 길에 다정한 누군가 아주 조그만 눈사람을 길가에 세워 두었다. 막내가 집에 가져가야 한다고 손을 대어보았지만 눈사람은 그 길옆에서 절대로 그 자리를 벗어나면 안된다는 듯 꽁꽁 얼어붙어 서 있었다. 모두에게 안녕을 하며 사람들에게 작은미소를 선물 하고 싶었나보다.

 

우리가족의 평범하고 아주 사소한 해맞이 행사였지만 나름 뿌듯하고 환하고 거뜬한 출발이었다.

 

반응형

'풍경과 사색'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개천옆에는 쑥 천지  (0) 2011.04.11
15살의 휴일  (0) 2011.04.07
2011년 관악산 일출   (0) 2011.01.01
안양사   (0) 2010.11.02
우동 한 냄비   (0) 2010.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