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풍경

비 쏟아지던 휴일의 산책

다림영 2010. 8. 30.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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굵은비가 퍼붓고 있었다.

빵 반죽을 해 놓고 발효되기를 기다리는 동안

도서관에 다녀오기로 했다.

길을 나서니 우산위로 떨어지는 빗소리가 좋아 긴 시간 그냥 걷고 싶었다.

 

도서관이 문을열기엔 이른시간 이었다.

오래된 집이 있던 건너동네 산비탈까지 다녀오기로 했다.

잘 하면 다리가 넘을수도 있겠다 하는 마음이 들었다.

무섭기도 했다.

빗방울은 더욱 세차게 쏟아지고 있었다.

 

 

 

 

 

 

 

 

 

 

오래된 나무는 아니었다.

그러나  비가 오는 거리에는  소나무 향이 활보하고 있었다.

 

 

 

우체통으로 달려가던 시절이 있었다.

한밤내 끄적이다가 아침이면  우체국으로 달려가던 ...그런 쿰쿰한 냄새가 나던 시절이 내게 있었다.

 

이제 아무도 하얀 종이위에 연필로 꾹꾹 눌러 편지를 쓰지 않는다.

지웠다가는 다시 쓰고 또 썼다가는 지우던 날들..

매일마다 답장을 기다리며 하루하루 날을 세던.. 시간들..

과꽃같이 촌스럽던

그러나 순수하고 때묻지 않던

그리운 ..

 

 

 

이곳으로 올라가면 얕으막한 산이 나온다.

오래전 자주 올랐던 ..

주변의 집들은 대부분 새집으로 다시 지어졌고..

 

 

 

빨간벽돌집의 단정한 모습..

 

 

 

큰아이가 아주 어렸을 적 다니던 학교가던 그 길에

..

 

 

색을 칠한지가 얼마 안되나 보다.

해바라기 몇그루 담장에 그려놓으면 정말 근사하겠다.

 

 

 

화분에서도 고추는 주렁주렁 매달리고..

 

 

 

사람들이 운동하는 길까지 물은 넘치고 말았다. 금방이라도 모든 것을 삼킬듯이 큰소리를 내며 흐르던 ..

 

 

 

 

실컷 빗속을 거닐다 보니 신발이 다 젖었다. 언제 단장했는지 도서관 옆 어느공장 담장엔 이렇게 멋진 그림이 걸려 있었다.

 

 

 

책을 빌리고 돌아오는 다리위,  물이 빠지고 있었다.1시간을 넘게 빗속을 걸었다.

우산은 구멍이 뚫려 샜지만 괜찮았던 산책길..

책도 세권이나 빌리고 구수한 빵냄새를 그리워 하며 집으로 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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