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꽃 도둑

다림영 2010. 8. 3.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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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이 들었다.

얼마전에도 그랬다.

꽃몽오리 맺힌것만 뽑아갔다.

아침에 문을 열려고 하는 순간

꽃이 뽑힌 자리가 횡했다.

이럴수가..

두번째다.

도둑이 한번다녀가고 다시 화분의 꽃을 솎아 심어놓은 것이다.

비가오고 볕을 받더니  보라빛 꽃몽오리가 맺힌 것이었다.

그 작은 보도블록틈사이에서도 꽃이 잘 자라 매일마다 들여다 보고 애정을 주었다.

..

A4용지 3장에 주저리주저리 붉고 큰 글씨로 꽃도둑에게 편지를 써서 창에 붙여 놓았더니

지나는 이들마다 큰일이라도 있는 줄 알고 들여다 보고 모두 읽는다.

 

아침엔 얼마나 화가 나던지...

한번으로 그칠것이지 그치지 않고 지속되는 꽃도둑..

..

 

 

 

 

가게 밖에는 카메라가 설치되어있다.

꽃 도둑은 미쳐  몰랐을 것이다.

 

카메라가 설치되어있다는 글을 써 놓았다.

아마도 안에만 설치되어 있을줄 알았을 것이다.

나는 칲을 들여다 보지 않았다.

아는 얼굴일 것이다.

..

도둑님은 나의 편지를 보았는지 모르겠다.

두고 보기로 했다.

문을 닫고도 철문에 붙여놓고 갈 것이다.

화살표를 그려놓았다.

카메라가 있는 곳을..

..

도둑님께서는 나의 글을 보았다면 한동안 잠을 제대로 못이룰 것이다.

어쩌면 내게 매일 인사하고 지나는 이일수도 있을 것이고

이제는 내 앞을 지나가지도 못할지 모른다.

..

 

남의 것을 가져가는 것은 도둑이 분명하다.

꽃이든 그 무엇이든..

 

 

 후...

횡한 나의 꽃자리가 볼품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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