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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길/김정환-
철길이 철길인 것은
만날 수 없음이
당장은 이리도 끈질기다는 뜻이다
단단한 무쇠덩어리가 이만큼 견뎌 오도록
비는 항상 촉촉히 내려
철길의 들끊어 오름을 적셔 주었다
무너져 내리지 못하고
철길이 철길로 벼텨온 것은
그 위로 밟고 자나간 사람들의
희망이 그만큼 어깨를 짖누르는
답답한 것이였다는 뜻이다
철길이 나서 사람들이 어디론가 찿아
나서기 시작한 것은 아니다
내리 깔려진 버팀목으로 양편으로 갈라져
남해안 까지 휴전선까지 달려가는 철길은
다시 끼리끼리 갈라져
한강교를 건너면서
인천방면으로 그리고 수원방면으로 떠난다
아직 플랫폼에 머문 내 발길 앞에서
철길은 희망이 항상 그랬던 것 처럼
끈질기고 길고
거무튀튀하다
철길이 철길인 것은
길고 긴 먼 날 후 어드메 쯤에서
다시 만날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우리가 아직 내팽개치치 못했다는 뜻이다
어느때 어느 곳에서나
길이 이토록 먼 것은
그 이전의 떠남이
그토록 절실했다는 뜻이다
만남은 길보다 먼져 준비되고 있었다
아직 떠나지 못한 내 발목에 까지 다가와
어느새 철길을
가슴에 여러 갈래의 채찍자욱이 된다.
출처 : 시와 글벗
글쓴이 : yanggo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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