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송 詩

희망/나태주

다림영 2010. 6. 26.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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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희망/나태주


날이 개면 시장에 가리라

새로 산 자전거를 타고
힘들여 페달을 비비며

될수록 소로길을 찾아서
개울길을 따라서
흐드러진 코스모스 꽃들
새로 피어나는 과꽃들 보며 가야지

아는 사람을 만나면 자전거에서 내려
악수를 청하며 인사를 할 것이다
기분이 좋아지면 휘파람이라도 불 것이다

어느 집 담장 위엔가
넝쿨콩도 올라와 열렸네
석류도 바깥세상이 궁금한지
고개 내밀고 얼굴 붉혔네

시장에 가서는
아내가 부탁한 반찬거리를 사리라
생선도 사고 채소도 사 가지고 오리라

 

 

------

 

가난하던 옛날에는 휘파람소리를 가끔 들을 수 있었다.

그러면 뒤를 돌아보거나 두리번거리곤 하다가

덩달아 기분이 좋아져서 웃음을 머금곤 했다.

..

세상이 좋아졌다.

머리에서 발끝까지 챙겨입고 달리는 자전거족이 많아졌다.

그런데 시장가는 오래되고 편안한 자전거와

기분좋은 휘파람은 만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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