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송 詩

작은 대나무다리 위에서/류시화

다림영 2010. 7. 1.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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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대나무다리 위에서/류시화

 

 

누가 만들었는지 알 길 없는

인적 드문 오솔길에 놓인

작은 대나무다리

 

군데군데 구멍이 나고

이제는 한 사람의 무게마저 지탱하기 힘든

내가 자주 가는 산책길

작은 대나무다리

 

내가 가졌던 모든 것과

가지려고 했던 모든것 사이에

만났던 모든 사람들과

헤어질 수 밖에 없었던 모든 사람들 사이에

언제나 말없이 놓여있는

작은 대나무다리

 

눈바람에 시달리고

이제는 너무 오래되어

자신의 무게마저 견디기 힘든

하지만 아직도 희망을 버리지 않은

나의 작은 대나무다리

 

그 위에 서서 내려다보면

아래는 아득한 절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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