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좋은 글

산바람에 꽃잎이 흩날리고 있다..

다림영 2010. 1. 27. 12:27
728x90
반응형

 

 

"삶은 개인이나 사회나 인과관계로 엮인 하나의 고리다. 누가 들어서 그렇게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라 내 자신과 우리들 각자가 뿌리고 가꾸면서 거둔다. 도 사람은 저마다 그릇이 다르고 삶의 몫이 있기 때문에, 남의 그릇을 넘겨다볼 필요도 없이 각자 자기 삶의 몫을 챙기게 된다.

 

 

그릇이 차면 넘치고, 남의 몫을 가로채면 자기 몫마저 잃고 마는 것이 우주의 질서요 신의 섭리임을 어리석지 않은 사람은 알아차려야 한다.

 

세상에는 공것도 거저 되는 일도 절대로 없다.

눈앞의 이해관계만 가지고 따지면 공것과 횡재가 있는 것 같지만 , 시작도 끝도 없이 흐르는 인과 관계의 고리를 보면 내가 지어서 내가 받는다. 횡재를 만나면 당하기 일쑤다.

 

 

 

며칠 전에 만난 한 친구는 내게 불쑥 이런 말을 했다.

"스님은 거느린 가솔家率이 없으니 참 좋겠소. 무자식 상팔자라더니 요즘 내가 이 말을 절감하게 됐소."

 

가끔 듣는 소리지만 이런 말은 한쪽만 보고 하는 소리다. 자식이 없는 사람은 속을 썩이건 말건 하나만이라도 자식을 두고 싶을 것이다. 우리같은 부류들은 아예 모든 것으부터 자유로워지고 싶어 인습의 대열에서 이탈된 예외자이니 문제 밖이다.

 

 

불교의 초기 경전인 <숫타니파타經集>에 이런 구절이 있다.

"자녀가 있는 이는 자녀로 인해 기뻐하고, 땅을 가진 이는 땅으로 인해서 즐거워 한다. 사람들은 집착으로 기쁨을 삼는다. 그러니 집착할 데가 없는 사람은 기뻐할 건덕지도 없으리라."

 

 

옳은 말이다. 이와는 다른 입장이 바로 이어서 서술되어 있다.

"자녀가 있는 이는 자녀로 인해 근심하고, 땅을 가진 이는 땅으로 인해 걱정한다. 사람들이 집착하는 것은 마침내 근심이 된다. 집착할 것이 없는 사람은 근심할 것도 없다."

 

 

이또한 지당한 말이다. 아무것도 가진 것 없고 차지한 것도 없지만 맑고 조촐하게 살아가는 사람에게 우리 마음이 끌리는 것은 , 그에게서 무엇을 얻으려고 해서가 아니라 그와 함께 모든 것을 버리고 싶어서인 것이다.

 

산바람에 꽃잎이 흩날리고 있다. 그 빈자리에 새잎이 돋아날 것이다.

 

 

-<새들이 떠나간 숲은 적막하다/법정>중에서 -

 

 

--------

 

 

기온이 상승했다.

바람은 사뭇 봄을 품고 있는듯 느껴지기조차 한다.

아마도 많이 걸어 그런지도 모르겠다.

각별한 오늘이다. 새날이다.

나만의 만찬을 차려야 하겠다.

 

 

 

반응형

'오늘의 좋은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책을 두권 읽은 사람이...  (0) 2010.01.29
인간 관계를 잘 맺는 6가지 방법  (0) 2010.01.28
인생/릴케  (0) 2010.01.25
지란 지교를 꿈꾸며/유안진  (0) 2010.01.23
만남  (0) 2010.0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