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를 읽다

정신적인 교감의 상대

다림영 2010. 1. 24.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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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친정 엄마가 보는 드라마를 보게 되었다.

이런저런 얘기가 많아 나는 좋아하지 않는 드라마인데

오늘은 오래동안 앉아 글을 쓰게 되어 잠시 일어나 허리를 펴며 운동을 하며  본 것이다.

 

둘째 며느리의 굉장한 연기력에 동화되어 보다가 언젠가

나의 형제중 한 사람이 내게 했던 말을 그녀가 똑같이 하는 것이었다.

 

세상이 손가락 질 할 일은 저지르지 않았지만

누군가와 정신적인 교류가 느껴질 때

자존심이 이루 말할 수 없이 상하고 육체적인 교류보다 더 용서 할 수 없다는...

 

 

드라마에서 어느날 남편의 사업장에 찾아간 아내는 단 한번도 보지 못했던 남편의 환하게 웃는 모습을 본다. 그녀의 친구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아내는 그에 충격을 받게 된다. 남편은 언제나 그녀에게 굳은 모습 냉정한 얼굴 이었던 것이다.

 

너무나 동정이 가는 둘째 며느리 그녀가 그런 말을 절절하게 눈물을 흘리며 하는데 마음을  나누었던 나의 동기가 했던  그 똑 같은 말이 번개처럼 떠올랐다.

 

 

부부에게는 모든 것이 현실의 생활이다. 젊은날 그렇게 서로 좋아해서 사랑을 하고 가정을 꾸렸지만 시간이 흐르며 알콩달콩  꿈같은 사랑도 모두 사라지고 같이 있어도 더이상 그리운 상대가 아닐 것이다. 모든 것은 그저 의무적인 태도로 보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오래되지 않았다. 언젠가 신문에서 본 것 같다. '중년남자들이 가장 하고 싶은 것은?'하는 조사가 있었는데 여러가지 있었지만 많은 중년남자들이 꿈꾸는 것이   '어떤 사랑? 연애? ' 였다......

스크랩을 해 놓을 것을 그랬다. 분명 그렇게 읽었다.

 

 

우리안에는 누군가 정말 나 자신을 이해해주고 감싸주고 생활에 지쳐가는 영혼을 치료받길 원하는 여린 마음의 또 다른 내가 존재한다. 삶은 어쩔 수 없는 고뇌이기 때문에 분명 그러한 시간이 필요하다. 때문에  종교를 지니게 되고 취미를 갖게 되며 우리는 그것에 의지하기도 하고 친구가 되기도 하며 오늘을 견디며 살아가는 힘을 얻게 되는 것이리라.

 

 

온갖 삶의 상처로 영혼이 갈기갈기 찢겨진 둘째 며느리, 그녀의 힘든 삶은 그냥 보기에도 너무 무겁다. 원래 설정된 드라마의 방향이 있겠지만 작가는 그녀에게 새바람을 불어넣어주었으면 참 좋겠다.일말의 작은 변화를 기대하고 싶다.  이상한 시어머니의 구박을 떨쳐내고 ,아내를 존중하지 않는 남편에게 여편네의 모습이 아니기를,  더이상 악다구니만 펼쳐대는 애처로운 그 모습이 아니길 바래본다. 

가족을 위해 때로 희생하지만 삶의 각별한 탈출구가 주어지기를. 그녀만의 무언가가 있게 되기를 ...아름다워질 수 있기를...

그렇지 않아도 찌든 우리네의 삶이다. 드라마이지만, 허구지만 우리는 작은  희망의 빛을 들여다 보면서 위로 받으며 한편의 드라마에 따뜻하게 웃고 싶은 것이다.

 

 

 

나의 동기의 소식이 끊겼다. 아직도 그녀는 남편과 잘 살고 있지만 정신적인 교감을 이루게 되지 않는 것 같다. 그의 남편은 밖에서 근사한 모습이다. 많은 사회생활을 하는 여자들이 그에게 상담을 하거나 혹은 그야말로 어쩌면 정신적인 힘을 얻고 있는지 모르겠다. 그녀가 점점 살벌해 지는 것을 보면... 나는 그것이 이상하게만 보인다. 그녀는 최상의 엘리트인데 말이다.

 

 

우리 중년의 모두에게 살아가야 할 날들은 아직 길고 멀다.

사랑받기 위하여 사랑하기 위하여 자신을 가꾸며 정화하는 일에 조금더 시간을 내어주어야 할 것이다. 삶이 우리를 가만히 내버려 두지 않겠지만 말이다.

 

 

남녀의 우정에 관해서는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둘째 며느리의 친구 그녀는 마음으로 친구의 남편을 좋아하지만 그들은 서로 동창관계이다. 그러나 삶에 지치고 힘겨워 하는 남자친구에게 어떠한 작은 힘이 되고 싶어한다. 세상의 잣대는 그것을 우정이라고 결코 보아주지 않는데 문제가 있다. 남녀사이는 자주 보고 만나면 반드시 탈이 나게 되어 있다는 것을 세상사람들은 사전에 실려 있는 것처럼 두말도 보태지 않고 반드시 믿는다.

 

 

그러나 우리는 또한 저마다 그러한 우정을 지니고 싶어한다. 애정같은 우정 우정같은 애정을 .. 전자는 친구에게서 후자는 아내에게서 얻을 수 있다면 하고 생각해 본다.

아내의 입장에서 볼때 자신에게 한번도 보여준 적이 없던 미소를 친구와 매일 나누고 있는 남편의 모습을 어떻게 이해를 해야 하는 것인지....

그러나 겉모습으로 그들에게 있어 그것은 분명 우정인 것이다.

 

 

유안진의 '지란지교'를  읽고 또 읽어보는 날들이다.

아내여 자신을 사랑해야 하고 자신의 세계를 눈부시게 일구어야 한다. 남편의 사랑에만 집착하는 것은 바보같은 일이다. 세파에 시달리는 남편, 때로  우정이 힘이 필요할 때가 있기도 할 것이다. 아내여 자신을 가치를 올리는데 최소한의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남편은 우정어린 애정을 찾아 아내의 평화스럽고 편안하고 다정한  그 품을 그리워 할 것이다.

 

 -수상한 삼형제를 시청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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