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오우쑤 사막에 나무를 심은 여자
인위쩐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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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령 같은 모래 바람에 맞서 싸우느라 사막형 무사로 진화하지 않으면 안 되었을 그녀의 얼굴에도 펑 노인에게서 본 것과 똑 같은 바람자국이 있었다. 물지게와 삽자루가 그녀 몸의 일부처럼 느껴졌다. 일일이 헤아릴 수는 없지만 , 그녀의 두 손으로 심어서 살려 낸 나무가 80만 그루에 이른다고 했다/ 이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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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나라의 지원금을 한 푼도 받지 않고 사막 7만 무畝<넓이를 나타내는 단위로 1무는 약 200평이다>를 오아시스로 만들어 마오우수의 살아있는 전설이 된 질기고도 강한 여자의 이야기다. / 프롤로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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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죽을 고비는 넘겼어."
죽을 고비... 누구의 삶에나 고비는 있기 마련이다. 잘 넘기면 추억이 되지만 그 앞에서 무너지면 끝인 고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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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위쩐은 아이의 무덤이 된 모래 언덕에 나무를 심었다.잊지 않기 위해서였다. 너무 짧게 산 아이에게 사막이 세상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일러주고 싶어서였다. 이듬해 여름에는 토굴을 비우고 그 토굴 옆에 작은 흙집을 지었다 . 여름은 봄, 가을보다 일이 적은 계절이라서 나무를 심지 않는 시기를 택해 공사를 시작했다. 둘이서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일이라 따로 사람을 부르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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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그친뒤 나가 보면 길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언제나 실패에서 해답을 찾았다. ..
비가 내리면 여기 저기 웅덩이를 만들어 조금이라도 더 많은 물을 가두는게 인위전의 일이었다. 그리고 그 물을 마지막 한 방울까지 나무들이 있는 곳으로 퍼 날랐다. 그러나 비가 내리는 날은 며칠 되지 않는다. 어느 해에는 바람만 짜증나게 불고 비는 한줄기도 내리지 않았다. 그해 그녀는 정말로 장대를 들고 하늘을 콕콕 쑤셔서 구멍이라도 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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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을 피해 돌아가서는 숲으로 갈 수 없습니다. 사막에 나무를 심었더니 그것이 숲으로 가는 길이됐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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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가 살 수 있으면 채소도 살 수 있다. 채소가 살면 사람도 산다."
그게 학교 문턱을 넘어보지 못한 아줌마 인우쩐이 몸으로 터득한 사막생활의 철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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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많은 나무의 목을 바람이 분질러 놓았는지 , 얼마나 많은 묘목을 모래가 삼켜 버렸는지...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기에 징베이탕의 모래 언덕은 오늘날 거대한 숲이 되었다. 어느새 봄에는 어린 나무의 무덤이 되고 만 땅에서 놀랍게도 싹이 돋았다. 모래 속에서도 죽지 않고 살아 있던 생장점 하나가 기사회생한 것이었다. 생명은, 목숨은 그런것이다. 그렇게 질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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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갖을 후벼 파는 모래 바람속으로 한 발 한 발 나아가는 그녀의 어깨엔 묵직한 풀씨 자루가 걸려 있다. 넘어지고 쓰러지고 눈을 찔리면서도 그녀는 숲과 사막의 경계선, 아직 거칠고 쓸슬한 모래 위에 풀씨를 뿌린다. 마치 신의 가르침을 받은 성자처럼 고독하고 의연하다. 바람이 풀씨를 더 멀리 퍼트려 줄 것이다. 그녀가 지나간 모래 언덕 발자국 사이에서 몇 만 개 중 하나의 풀씨가 싹을 틔우면 사람들은 기억할 것이다. 이 작은 발자국이야말로 사막을 지나 숲으로 가는 가장 아름다운 길이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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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남편은 그녀를 '전사'라고 했다.
'전사'..
나라도 버린땅을 한 무지한 여자가 의지만으로 자고나면 모든 지형이 바뀌고 마는 그 기막힌 사막에 80만 그루에 이르는 나무를 심었다.
그것은 미친짓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그녀는 이루었다. 이루고야 말았다.
사막에 나무를 심어 길을 내고 숲을 만든것이다.
우물을 파고 물을 길어올리고 동물을 키우고.. 밭을 만들고 채소를 가꾸고 ..
....
전사였으니까...
전사...
신의 가르침을 받은 성자처럼... 성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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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무엇을 위해 .. 무슨 생각으로 오늘을 살고 있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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