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만권을 읽으면..

유쾌한 철학, 소소한 일상에게 말을 걸다/황상윤

다림영 2009. 12. 26.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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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데에는 아무 도움이 안 되는 , 뭔가 사치스러운 학문, 이것이 바로 사람들이 철학에 대해 가지는 이미지이다. 현실과 동떨어진 철학의 이미지는 어제오늘 만들어진 것이 아니며, '철학이란 뜬구름 잡는 것'이라는 생각은 철학의 역사만큼이나 뿌리깊고 오래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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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저마다 자신의 기준으로 판단하고 선택한다. 많은 경우 선택은 자신에게 무의미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자신뿐만 아니라 타인에게도 무의미할 수 있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는 자신의 인생을 바꾸는 선택이 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타인의 생명이 오가는 선택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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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 모이고 모여 한 사람의 삶이 된다. 결국 생각에 따라 다르게 행동하는 것이 다른 삶을 만들어 나간다. 즉, 다른 철학이 다른 삶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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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스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지금까지 철학은 세계를 해석해 왔을 뿐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세계를 변혁하는 것이다."

..세계에 대한 해석속에 진리가 존재하지는 않는다.그리고 철학이 망상으로 꿈꾸고 있지만 실제로는 불가능한 세계에 대한 고정불변한 해석도 현실에서는 존재할 수 없다.  더 나아가 해석은 변화 발전하는 세계로 인해 끊임없이 변화. 발전할 수 밖에 없으며, 그래야만 도태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진리는 세계의 변화속에서 구현되고 만들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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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의 한 초등학교에서 있었던 일이다. 어린이들에게 장래희망에 대해 물었는데, 그들의 장래희망이 너무나 소박해서 놀라웠다. 그들은 우리 아이들과는 달리 대통령이나 과학자를 꿈꾸지 않는다. 그렇다고 선망의 대상이 되는 인기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를 꿈꾸는 것도 아니다. 그들은 단지 어른이 될 때까지 살아남기를 바랄뿐이다.

아이들의 장래희망이 "어른이 될 때까지 살아남는 것"이라는 말을 들으면 너무 끔찍하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아이들의 장래희망보다 훨씬 더 끔찍한 것은 아이들 대부분이 자신의 꿈이 이루어지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는 점이다. 그들은 어른이 될 때까지 살아남기보다는 현실적으로 고통없이 죽기를 간절히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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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굶주리던 한 가족이 식량이 떨어져 가는 움막을 방문했다. 움막에 있던 사람들은 청하지 않았는데도 얼마 남지 않은 식량을 새로 온 사람들과 나누어 먹엇다.그렇게 하면 자기들이 도와준 사람들처럼 굶어 죽을 위험에 빠질 텐데도 말이다. 누어족에 관한 권위 있는 연구에 따르면, 대체로 누어족의 촌락에서는 모두 굶어죽기 전까지는 아무도굶어죽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다."-하먼<민중의 세계사>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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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마시며 노는 것을 좋아하는 철학자인 나는 의자와 책상보다 소주와 맥주를 더 좋아한다. 의자와 책상없이는 아무 불편 없이 살아갈 수 있지만, 소주와 맥주가 없으면 사는 것이 팍팍해진다. 내가 주관적으로 느끼는 가치는 의자와 책상보다 소주와 맥주가 훨씬 높다는 것이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내가 주관적으로 느끼는 가치에 따라 가격이 매겨지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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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과 노예의 변증법/헤겔

..인간은 항상 욕망을 가지고 있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어하고, 좋은 옷을 입고 싶어한다. 이런 욕망을 통해 외부의 대상과 대면하게 된다. 그러나 문제는 인간의 욕망이 외부의 사물만 대상으로 삼는 것이 아니라 자신과 동일한 인격주체인 다른 사람도 대상으로 삼고 있다는 점이다. 인간은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고,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기를 욕망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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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나는 이책을 서너번 이상 읽어야 누구에겐가 책에 대한 얘기를 할 수 있을 것이지만 한번 겨우 읽고 이렇게 다시 처음의 장으로 돌아가 체크해 놓은 곳을 살핀다.

스스로 '전사'선포식을 했기에 끝까지 읽을 수 있었다. 그것만으로도 나는 긴 휴식의 숨을 쉰다.

 

철학을 전공하는 학생이었다면..

최소한 몇번은 읽었을 테고 이곳에 나오는 모든 철학자들에게 푹 빠져서 ..

정말 생의 각별한 뜬구름이라도 잡을 것처럼 땅에 코를 박고 혹은 하늘을 올려다 보며 한달열흘쯤 고뇌의 늪에 빠져 어떠한 누군가와의 대화로 술을 놓고 세월을 낚고 있었을 것이다. ..

그렇게 생각하니 근사하기만 하다. 살아가는데에는 아무 도움이 안되기도 하겠지만 말이다.

 

확실하게 인생은 사람은 삶은..  이것이다 저것이다를 나는 얘기 하지 못하겠지만 이책안에 씌여 있었던 이라크 아이들의 꿈에 대한 말씀만은 가슴에 새길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이 아름다운 나라에 태어난 것에 나는 더욱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또한가지 누어족 의 "굶어죽기 전까지 아무도 굶어죽지 않았다"는 그 대단한 말씀이 뇌리에서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영하 10도를 넘는 추위가 문 밖에 진을 치고 있다. 주말에도 생업에 몰두하지만 손님은 없고 그러나 이렇게 책을 읽을 수 있다는 것에 또 한번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쉽지 않고 읽혀지지 않지만 가끔 철학책을 읽어야 하겠다. 언젠가 누군가와  심오한 논쟁을 할 수 있는 힘이 생기리라 믿으면서..

 

ps

일기를 써야 하는데 퇴근시간이 되고 말았다. 특별한 일이 있었는데.. 앉아 끄적여야 하지만 내일 일찍 서울 여행을 떠나야 할 것이므로 나는 여기서 오늘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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