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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해변의 아스팔트길을 오래 걸었다.
쉬고 싶었다.
잔디가 보였고 바다가 있었고 부드러운 바람이 손을 놓지 않았다.
발은 몹시 지쳤고 거의 마지막코스를 향하고 있었다.
배낭도 풀기전에 신발을 벗어던져야 했다.
이러한 극적인 순간을 위해 아침일찍 보온병에 뜨거운 물을 담았다.
보온병은 십년가까이 내 동무였다.
며칠전만 해도 아프다는 어떠한 신호도 없었다.
바닷바람에 몸을 맡기고 커피를 마실 욕심이 전부였다.
아이처럼 신이 나서 커피를 탔을 뿐이었다.
....
커피를 들고 싶은 장소에서 커피를 마시지못하면
커피 커피 커피...
그것은 내 온 전신을 지배해 버리고
급기야는 영혼까지 허기가 몰려들어 무너지는 그 막막함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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