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박한 여행

제주 올레1코스 .세번째

다림영 2009. 10. 12.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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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저 밑에서 할머니 한분이 올라오고 계셨다. 

그런데 얼굴을 가리고 올라오시는 것이다. 이런...

집 길 그리고 나이든 사람...그만큼 잘 어우러지는 풍경은 또 없을 것이다.

가까이에서 찍으려다 그만 두었다.

 

할머니 ? 하고 부르니 할머니 어디서 왔는지 물어보신다.  인사를 받아주신다.

가만 생각하니 제주도 사람들은 모두 바다를 닮은 것 같다.

 

 

돌담길을 따라 걷고 또 걷는다.

 

 

 

 

 

 

 

 

담장을 두르고 있는 것은 별모양의 주홍색 꽃이다. '어머 정말 별모양이야' 친구가 그랬다.

친구말이 별처럼 들렸다.  

 

 

마을길이  여기서 끝났다.

 

 


그리고 이어지는 길고 긴 시멘트길.. .

그러나 바다와 친구하는길

그래서 넓어지는 길.

 햇님은 길을 데우고 있었다. 우리는 그 길 안에 있었고

수확의 10월 친구도 나도 바닷바람이  뒹구는 온기속에서 그렇게 익어가고 있었다.

 

우리가 게스트하우스에서 일코스까지 데려다 주는 차에서 올레 1코스를 마친남자두분이 있었다. 그분들이 알려주신 말씀이 딱 맞았다. 그러나 아무도 그들이얘기했던것처럼 그렇게 걷지 않았다. 이 시멘트 길을 걷다가 나는 그사람들의 얘기가 그제서야 수긍이 갔고 고개가 끄덕여 졌다.

 

1코스 후반부에 들어가는 코스를 먼저 시작으로 돌아야 한다는 말씀!

 

왜냐하면 아침 8시반에 걷기 시작했는데 그때는 햇빛이 강하지 않으므로 나무그늘 하나 없는 바닷길을 걸어야 더 좋고 햇빛이 강해질 즈음 숲길을 택하는 것이 옳지 않느냐는 말씀이었다. 이 바다길을 지날땐 나도 그분의 생각과 일치했는데  광치기해변을 걸을때는 햇빛이 강해도 해변의 갈대와 눈부신 바다와 검은 모래사장을 마지막으로 걷는것이 아름다운 마무리가 될 것 같은 생각으로 다시 바뀌었다.

 

 

 

새들은 나른한 바다를 바라보며 졸고 있었고  말들은 풀 한번 뜯고 바다 한번 내려다 보고..

 

 

 

저기 보이는 네모난 섬이 이때는 성산 일출봉인줄 전혀 몰랐다. 그냥 섬인줄로만 알았다.

 우리가 그곳 언덕위에  누워있게 될줄은 이때만 해도 우린 전혀 알지 몰랐다.계획도 없었다.

그곳은 여분이었다. 시간이 되면 ...이었던 것이다.

 

 

 

한치 한마리 1,500원.. 길옆 조그만 포장을 친 창고에서 모녀가 한치를 팔고 있었다. 맛난 한치를 씹으며 바다를 바라보며 걸었다. 한치와 함께 우리도  해풍에 서서히 말라가고 있었다.

 

 

 

바다엔 배가 있어야 한다. 길위에 사람이 있어야 하듯이..

 

 

 

 

 

 

 

 

우리는 입장료를 들여다 보다가 아이스크림만 물고 나왔다. 비싸지 않았지만...훗!

또 만나게 된 선생님들..

올라가 보면 조개도 그냥 구워주는데 하시며 그들이 더 아쉬워 한다.

 

 

 

 

오조리 입구에서 잠시 신발을 모두 벗고 쉬기로 하다.

커피를 타긴했는데..이럴수가 없었다. 그동안 잘 써왔던 보온병인데... 물이 미지근한 것!..

이럴수가... 그래도 사진앞에선 언제나 이를 들어내고 활짝 웃는 것은 내 특기다.

 

커피를 먹고 싶은 장소에서 커피를 마시지못하면 더없이 커피가 고프고 영혼까지 허기가 지는 아픔이 몰려온다는 사실...

 

 

게스트 하우스에서 한 방에 함께 했던 예쁜 그녀가 있었다. 그런데 그녀는 결국 이길에서  실망을 하고  다른곳으로 향하는 뒷모습을 지켜보아야 했다. 나는 이 다음길에서 내내 그녀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가장 멋진 길이었으므로..

 

끝까지 갔었더라면 그 마지막에서 그녀는 어쩌면 가장 행복해했으리라.. 아직도 나는 아쉽다. 그녀의 사진 한장을 메일로 부쳐 주기로 했는데..친구가 가지고 있다. 그 길에 대해서 꼭 얘기해 주고 싶다. 친구는 탈이 나지 않았는지 모르겠다. 나는 오늘 아침 이비인후과에 들려서 출근을 했다. 사실 며칠전부터 목이 좀 이상했지만 비타민 c만 몇개씩 먹으며 견뎌 오고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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