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만권을 읽으면..

화가들이 사랑한 파리/류승희

다림영 2009. 9. 5.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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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비종 입구. 밀레는 바르비종에서 그린 작품으로 가장 대중적인 화가가 된다.

 

 

 

 

화가들이 사랑한 장소, 라 그르누이에르

 

 

 

 

위트릴로. <라팽아질> 캔버스에 유채

 

인상주의 화가들이 왜 몽마르트르에 모여들었을까! 네덜란드에서 온 반고흐와 에스파냐에서 온 피카소가 그랬듯이 수많은 화가가 이곳에서 예술가의 삶을 시작했다. 가장 큰 이유는 작업공간 때문이다. 석탄을 태워 생기는 증기 압력을 이용할 수 있게 되자 바람을 이용한 풍차방앗간이 문을 닫기 시작했는데, 바로 이곳을 가난한 화가들이 차지한다. 마치 우리나라에서 폐교를 화가들이 작업실로 사용하는 경우와 비슷하다. 그후 몽마르트르는 유흥가, 선술집, 레스토랑,섹스숍 등이 발달한다.

 

 

 

밀레가 작업했던 화실.이곳에서 <만종, 이삭줍기>등을 제작했다.

 

미라보 다리/아폴리네르

 

미라보 다리 아래 센 강은 흐르고

우리들의 사랑도 흘러내린다.

고통뒤에 맞이할 기쁨을 위해

나는 꿈꾸며 기다리고 있다

해도 저물고 종은 울리고

세월은 흐르고 나는 취한다.

 

손에 손을 잡고 얼굴 마주보면

우리들의 팔 밑으로

흐르는 영원이여

오 나른한 시선이여.

 

흐르는 물결이 실어 가는 사랑

실어 가는 사랑에

목숨만이 길었구나.

 

희망만이 남는구나

해야 저무렵, 종도 울리렴.

세월은 흐르고 나는 취한다.

 

해가 가고 달이 가고 젊음도 가면

사랑은 옛날로 갈 수 없고

미라보 다리 아래 센 강만 흐른다.

해야 저무렴, 종도 울리렴.

세월은 흐르고 나는 취한다.

 

 

 

 

 

퐁네프교는 영화 <퐁네프의 연인들>로 더유명해 졌지만, 실제 이 영화의 촬영은 남프랑스 세트장에서 했다고 한다.

 

 

퐁네프 교에서 바라다보는 파리 풍경은 한 폭의 그림이다. 실재로 존재한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매혹적이다. 연기력이 뛰어난 배우처럼 표정이 아주 다양하다. 안개 속의 에펠탑을 배경으로 센 강이 우아한 곡선을 그리며 흐르는 오르세 박물관 쪽을 바라볼 때, 하루가 저물어 센 강에 황혼이 내릴 때, 어스름한 달빛이 피리지엔의 귀가 시간을 알릴 때, 시테섬에 비가 내릴 때, 살포시 흰 눈이 내려앉아 있을 때, 드넓은 하늘이 무수한 색채의 향연으로 눈부실 때... 그것은 보고 또 봐도 언제나 한폭의 명화다. 이런 황홀경 속에서 성장했기 때문에 보들레르 같은 시인의 빼어난 시들이 나올 수 있었던 것 같다. 파리에서 이 황홀한 풍경을 만나면 보들레르의 시 한 편을 음미해 보는게 제격이다.

 

 

흐린하늘

 

네 시선은 안개에 감싸여 있는 듯하다.

신비로운 네 눈<그것은 푸른색인가, 회색인가, 초록색인가>,

번갈아 포근하고, 꿈에 겨웁게, 잔인한 네 눈은

하늘의 파리함과 무위로움을 반사하고 있다.

 

황홀하게 흘린 마음을 눈물 속에 녹아들게 하는

이 희고 훈훈하고 흐릿한 나날을 너는 상기시키고,

마음을 괴롭히는 알지 못할 고통에 자극되어

홀연히 곤두선 신경은 잠든 정신을 비웃는다.

 

때론 너는 마치 안개 자욱한 계절에 떠오르는

태양들이 밝혀놓은 아름다운 지평선...

너는 얼마나 찬란한가, 흐릿한 하늘에서

쏟아지는 햇빛이 불태우는 젖은 풍경!

 

오 위험한 여인, 매혹적인 풍토여!

네 흰눈과 된서리 또한 사랑해야 할까,

그러면 얼음이나 쇠보다 날카로운 그 쾌락을

혹심한 겨울에서 뽑아 낼 수 있을까.

 

 

 

류승희: 화가. 1989년 3월, 도볼, 모나코 국무총리상과 살롱 도톤우정상을 수상. 프랑스 보포르양발레 시청이 주관한 벽화 제작에 참가. 베지에 현대 미술제 초대전에 초대. 몽후즈 공모전에 입상. 프랑스에에서 다수의 초대전및 개인전을 가짐. 현재 프랑스 미술협회와 살롱 도톤 회원으로 파리에서 활동. 2003년부터 대전대 객원교수로 한국에 드나들며 문화충돌을 맛보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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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는 누구나 한번쯤 가보고 싶은 곳 중에  한 곳으로 뽑히리라.

화가들이  사랑한 '파리'..

화가 뿐만이 아니라 그곳을 아는 사람들은 사랑할 수 밖에 없을것이다.

매혹적인 도시의 풍경  화가들의 이야기 그리고 그림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퐁네프의 다리를 걸어볼수 있다면..

미라보다리 그 아래에서 세느강을 바라보며 커피한 잔을 할수 있는 기회가 주워지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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