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만권을 읽으면..

다산의 꿈 목민심서/김상홍 편저

다림영 2009. 8. 24.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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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적문에 돌쩌귀"를 박는다고 거적문이 솟을대문이 되는 것이 아니며 "개 대가리에 관冠"을 씌운다고 해서 개가 호랑이로 변하지 않는 것처럼, 자질과 능력이 여러 면에서 모자란 자들이 높은 자리에 앉아서 "사람 죽는 줄 모르고 팥죽만 생각"하게 되면, 그 결과가 어떻다는 것을 우리는 역사와 경험을 통하여 잘 알고 있다.

 

다산茶山정약용丁若鏞<1762~1836>선생이 살던 조선후기에는 "살려야 할 사람을 죽음에 이르게 하고, 죽여야 할 사람을 살리고도 오히려 태연하고 편안하게 여긴"부패하고 무능한 지도층이 있었다. 그리고 "백성들은 땅으로 농토를 삼는데 관리들은 백성들로 전답을 삼는"<民以土爲田 吏以民爲田>부패한 사회였다.

 

그래서 "어느것 하나라도 병들지 않은 것이 없어서 이를 고치지 않으면 반드시 망할 것"이라 진단한 후, "이를 어찌 충신과 지사가 팔짱끼고 방관할 수 있겠느냐"면서 개혁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그 청사진의 하나가 바로 <목민심서>이다.

 

-'책머리에' 중에서

 

 

 

"눈쌓인 벌판을 걸어 갈 때/모름지기 그릇되게 가지 말라/

오늘 나의 걷는 이 발자국이/뒤에 오는 사람들의 길이 되나니"

-서산대사

 

어느 사회나 지도층의 행적이 바르지 못하면 그 불행의 그림자가 본인에게만 드리우는 것이 아니라 일반국민들에게까지 미친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윗사람 노릇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말을 많이 하지 말고 갑자기 성내지도 말라 .

 

 

아랫사람을 너그럽게 거느리면 백성이 순종하지 않는자가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공자는 "윗사람이 되어 너그럽지 아니하고 예를 행할 때 공경하지 아니하면 내가 무엇을 보겠는가?" 하였고 , 또한 '너그러우면 많은 사람을 얻는다" 고 하였다.

 

 

따르는 하인을 줄이고 얼굴빛을 부드럽게 하여 백성들에게 묻고 알아보면 백성들이 기뻐하지 않을 이가 없을 것이다.

 

정당政當에서 글읽는 소리가 나면 이는 곧 맑은 선비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청렴은 천하의 큰 장사이다. 그러므로 크게 탐하는 자는 반드시 청렴하려 한다. 사람이 청렴하지 못한 것은 그 지혜가 짧기 때문이다.

 

청렴한 관리를 귀하게 여기는 것은 그가 지나가는 곳의 산림이나 천석泉石도 모두 그 맑은 빛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

 

무릇 자기가 베푼것은 말도 하지 말고 덕을 베풀었다는 표정을 짓지 말고 남에게 이야기하지도 말아야 하고 전임자의 허물도 말하지 말아야 한다.

 

 

형제간에 서로 그리우면 가끔 왕래할 것이나 오래 머물러선 안된다.

 

물건을 살 때에 그 값을 따지지 않고 사람을 위엄으로 부리지 않으면 그 규문은 곧 존경을 받을 것이다.

 

가난한 친구와 궁한 친척이 먼 곳에서 찾아오면 마땅히 영접하여 후하게 대접해서 돌려보내야 한다.

 

 

수령노릇을 잘하려는 자는 반드시 자애로워야 하고, 자애로우려면 반드시 청렴해야 하며, 청렴하려는 자는 반드시 검약해야 한다. 절용리란 곧 목민관의 으뜸되는 임무이다.

 

 

예로써 교제하는 것은 군자가 신중히 여기는 바이니 공손함이 예의에 가까우면 치욕을 멀리 할 수 있다.

 

 

윗사람으로 있으면서 너그럽지 못한 것은 성인이 경계한 바이니, 너그러우면서도 해이하지 않으며 어지면서도 나약하지 않다면 일을 그르치는 바가 없을 것이다.

 

 

무릇 미세한 허물과 작은 흠은 마땅히 용인하여 덮어 둘 것이니 샅샅이 밝혀 내는 것은 현명한 일이 아니다. 가끔 씩 농간을 적발해내서 그 기밈를 살핌이 귀신과 같다면 백성들이 두려워 한다.

 

 

병법에 말하기를 "허하면 실한 것처럼 보이게 하고 실하면 허한 것처럼 보이게 한다"고 하였으니 이 말을 방어하는 자로서 마땅히 알아야 한다.

 

 

지키기만 하고 공격하지 않아 도적으로 하여금 경내를 지나가게 한다면 이것은 임금을 저버리는 일이다. 추격을 어찌 그만 둘 수 있겠는가.

 

 

허虛하고 밝은 마음으로 만물을 비추고 인덕이 미물인 새에게 까지도 미치게 되면 이채로운 소문이 드디어 퍼져서 아름다운 명성이 멀리 전해질 것이다.

 

 

 

곤궁할 때는 받는 감정은 골수에 새겨지게 되고, 곤궁할 때의 원망 또한 골수에 새겨지게 되는 것이다. 덕을 품고 죽으면 반드시  저승에서의 보답이 있을것이요, 원망을 품고 죽으면 반드시 재앙으로 보복이 있을 것이다. 천지가 변화하고 추위와 더위가 교대로 옮겨지듯이, 부귀한 자가 반드시 항상 즐거움을 누리는 것은 아니요, 곤궁하고 고통을 받는자도 역시 하늘의 보살핌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니, 군자는 이에 마땅히 조심조심 마음을 다해야 할 것이다. "

 

 

 

김상홍

충남 금산출생. 우재 유인택 선생문하에서 4년간 한문 수학 . 공주고와 단국대학교 법학과 졸업. 고려대학교 논문 <다산 정약용 문학연구>로 문학박사 취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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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서 <다산 시선집 유형지의 애가><다산 정약용 문학연구>(제 18회 문화공보부추천도서)<한국 한시론과 실학파 문학연구><다산학 연구><다시 읽는 목민심서><다산학 연구><한시의 이론><중국 명시의 향연><한국한시의 향기><다산문학의 재조명>...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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