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아침엔 가랑비가 내렸다.
그들은 숲으로 몸을 피하지 않았다.
징검다리 옆에서 그들만의 분쟁에 휘말린듯 하였다.
한녀석이 휙 날개를 펼쳐 어떤 녀석을 벌하는지 다가가면 도망가고
또 그녀석은 계속 무언가를 응징하는지 뒤를 쫒으면 그의 무리가 또 함께 행동을 하는 것이다.
마치 서로 반대편을 향해 속된말을 하며 몸을 부딪치며 싸우는 사람들모습 같았다.
무슨일이 벌어진 것일까
동화속으로 들어가 그들의 얘기를 들어볼까
나는 요즘 동화책을 읽고 있다.
이길 끝에서 저 다리 밑으로 한참을 걷고 또 걷는다.
젖은 길을 밟는 일이란 마른길을 밟을때와는 많이 다르다.
각별한 기운이 스며든다. 긴 팔을 뻗어가는 수양버들처럼
초록의 기운이 저 아래에서 부터 차 오른다.
말없이 제 갈길을 가는 냇물에게서 세상이치에 대한 가르침을 받는다.
세상이 네 앞을 가로 막으면 돌아가라 한다. 잠시 쉬었다 가라한다.
그러면 된다고 한다.
이 길의 모든 것은 나의 스승이다
의왕시 왕곡동이다.
절에 다녀오는 길 가에 있다.
무슨 나무인지 몰랐다.
자두밭이란다. 자두꽃이란다.
아주 오래전 일이었다.
나무 밑에 수없이 떨어져 있던 자두들이 생각난다.
아마도 월암리였지 싶다. 친구가 살던 그동네...
아마도 그것은 굉장히 싼값에 살 수 있었을 것이다.
엄마 뒤를 따라 통 가득 자두를 담아 이고 집으로 걸어오던 생각이 떠오른다.
벌레가 조금 먹어도, 한귀퉁이 조금 상해도 맛은 그만이었다.
얼마나 많이 먹었던지 입안이 온통 자두빛으로 물이 들곤 했다.
입에 물이 고인다.
그때의 그 자두 꽃이 이렇게 예쁜줄 몰랐다 .
조그만 아이의 마음은 맛난 고것에만 있었을 것이다. 꽃은 그 어디에도 없었을 것이다.
휴일이면 어김없이 오르는 관악산이다.
어느때엔 그렇게 많은 이들이 길을 내어 오르내리다 보면
먼 훗날 산은 언덕이 되는 것은 아닌지
그냥 길이 되어 버리는 것은 아닌지...
하는 아이같은 생각을 하고는 한다.
산위에 올라 막걸리 한사발을 가득 따르고 거침없이 한잔을 마신다.
산아래를 내려다 본다.
그저 내가 이렇게 건강하게 존재 하고 있다는 사실이 감사할 뿐이다.
걷고 또 걸어서 그 높은 곳에 올라 그 안에 내가 있다!
..
신선<신선仙>이 아닌가 ..
<신선선 仙: 사람이 산에 있으니 ..>
하는..
훗!
음악:카페 이동활의 음악정원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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