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사

꼬마 구스따보의 비밀 일기 중에서/또노<스페인의 국민작가>

다림영 2009. 4. 22.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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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주변의 어른들은 남자 아이에게 교육은 꾝 필요한 것이며 , 교육을 통해서만 사람과 노새가 구별 될 수 있다고 말하곤 했다.

 

마찬가지로 여자아이에게도 교육은 필수적인 것이며, 교육을 받아야만 암나귀와 구별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교육은 또한 우리들 사슴과 토끼, 택시 운전사, 그리고 엘비라 아줌마와 구별 시켜준다. 교육을 받지 않는 아이는 엘비라 아줌마와 같다. 그래서 나느 학생이 되는 법을 차츰 배워가고 있으나 솔직히 말해 이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야 할 지 잘 모르겠다.

 

 

교육의 첫 번째 규칙은 바로 깨끗이 씻는 일이다. 교육이 잘된 아이라면 모름지기 얼굴을 잘 씻어야 한다. 교육의 또 다른 규칙은 항상 손수건을 지니고 다니는 것이다. 손 역시 우리가 얼마나 교육을 잘 받았는지를 표현하는 데 대단히 중요한 것이다.

 

 

그래서 손은 항상 가지고 다녀야 한다. 발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으므로 빼놓을 수도 있다. 우리가 발을 가지고 하는 일이라곤 고작 해야 바보 같은 짓 뿐이기 때문이다.

반면 머리는 도시 생활을 해 나가는 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인사를 하기 위해서나, 때에 따라 인사를 안 하기 위해서, 그리고 '예'라고 대답하거나 '아니오'라고 대답하기 위해서, 뭔가를 먹거나 마시기 위해서, 콧수염을 기르기 위해서 머리가 꼭 필요하다.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예의 바른 아이가 되기 위해서는 머리를 빼 놓을수 없다. 또 교육이라는 것은 전철에서 어른들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것이고, 펠리뻬 선생님에게 닭다리를 드리는 것이고, 안또니오에게 커피 값을 주는 것이고, 모든 사람들에게 엘리베이터를 양보하는 것이며 이방인에게 잠자리를 제공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예의 바른 사람들은 카페에서, 전철에서, 엘리베이터에서 그리고 심지어는 엘비라 아줌마에게서까지 존경 을 받을 수 있다. 반면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해서 예의가 없는 사람들은 어디에서나 항상 앉고, 다른 사람에게는 권하지도 않은 채 혼자서만 여송연을 피워대며, 장소를 가리지 않고 눈에 띄는 대로 음식을 게걸스럽게 먹어 치우는 사람들이다.

 

만일 예의 바른 사람이 된다는 것이 곧 남들로부터 극진한 대접을 받은 것을 뜻한다면, 그냥 예의 없는 동물이 되어 동물의 왕자 같은 삶을 사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파리들은 참 대단하다. 만일 할 수만 있다면 나는 파리가 되고 싶다. 파리는 존경 받는 사람의 대머리에 앉을 수 잇고, 수프위를 스쳐서 날 수도 있으며, 말에게 발길질을 할 수도 있으니 어떻게 부럽지 않을 수 있을가ㅣ.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파리를 무척 혐오하고 그들을 죽이기 위한 갖가지 물건들을 만들면서 일생을 보내기도 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 사람들이 발명한 파리 죽이는 물건들 중 쓸모 있는 것은 별로 없다. 파리를 죽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여전히 신문지로 때려잡는 것 뿐이다.

 

사람들은 파리를 죽이고 싶어한다. 파리들은 주제넘게 아무데나 끼어들고, 신경 쓰이게 코 주위를 맴돌기 때문이다.  그러나 파리는 파리다워야 한다. 파리들이 글을 쓰고 책을 읽을 줄 안다면  이상하지않은가. 글을쓸줄 알게 된 파리들은 영화 시나리오를 쓰다가 더 이상 참을 수 없어서 버럭 화를 내며 죽고 말 것이다.

 

어느날 밤, 나는 꿈을 꾸었다. 누군가 파리들을 학교에 집어 넣는데 성공하였고, 파리들은 지리학, 기하학, 물리학을 배웠으며 심지어 8곱하기 9를 배우기도 했다.

 

파리 중 한마리가 내게 다가왔다. 그는 매우 정중하게 인사를 하고 나서 제곱근을 구할 줄 모르고, 물의 화학식도 모르고, 베네룩스 3국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른다고 나를 심하게 꾸짖기 시작했다.

 

나는 당황해서, 이렇게 키가 작으니 베네룩스 3국을 가볼 수는 없었다고 변명했다. 그러나 파리는 나를 무시하듯 쳐다보면서,이렇게 말하고 떠나버렸다.

 

"요즘 애들이란...."

다행히 그 순간 잠에서 깨어낫고 모두 꿈이엇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아무리 다르게 생각하려 해도, 세상 모든 것은 본래 태어난 대로 계속해서 살기 마련이라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빵은 빵이고, 포도주는 포도주고, 파리는 파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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