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금요일의 일기

다림영 2009. 3. 6.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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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맑음. 마음은 흐림 -그러나 맑아질 것임 시간이 흐를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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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신히 저녁을 먹었다.

떡국이었다.

엊그제 부르스타를 준비했다.

점심은 도시락으로 해결하고 저녁을 집에서 먹자니 너무 늦어서 생각한 것이었다.

혼자 먹으면 대충 먹는데 오늘은 남편과 함께 하는 날이니 신경을 쓰게 되었다.

 

사실 저녁을 못먹을 뻔 했다. 아니 어쩜 또 술과 함께 였을지 몰랐다.

주문한 물건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시 들어간 것인데 이주나 걸린 것이고  이번엔 중량을 맞추지 않고 나온 것이다.

화가 머리끝까지 올라왔으나 고민끝에 그냥 손해를 보기로 했다.

더이상 손님께 기다리란 말을 할 수는 없는 것이다.

 

손님께 메시지를 보내고 떡국을 끓이니 마음이 마음이 아니었는지 간이 엉망이었다.

다른마음은 버려야 하는데 이렇게 나이를 먹고도 쉽지가 않다.

내 마음은 내것이 아니란 말씀이 분명하다.

내 마음이  내 마음대로 조절되지 않으니 말이다.

 

 

 

국물이 짜단다. 뜨건물을 조금 부으라고 하니 그는 특별한 말없이 밥을 떡국에 말아 먹는다.

나도 싹 잊기로 작정하고 묵묵히 꾸역꾸역 먹었다. 그래도 짠맛이 나니 김치를 먹을 수 없었다.

떡국은 김치를 얹어 먹어야 제격인데말이다.

 

 

 

어제도 나는 화를 냈다.<거의 매일 술을 하므로 그가>

남편이 나 모르게 술을 먹었기 때문이다.

사실 집에 돌아가 밥을 먹게 되면 꼭 술을 하게 된다.

손님이 없는 날은 손님이 없어 서글픈 마음으로, 손님이 있는날은 또 무한히 기뻐서....

매일마다 그는 그냥 지나칠 일도 그저  이런저런 기분을 듬뿍 얹어  술로 하루를 마감하려 한다.

이래저래 매일 술이니 나는 일찌감치 그에게 저녁을 먹여야 하겠다고 작정을 한 것이다.

오늘은 성공했으나 내일은 또 쉽지 않을 것이다.

하루라도 쉬어야지 어찌 그의 간은 견뎌낼수 있을까 싶기만 하다.

 

 

나는 늙어 아들하나를 더 키우게 된 것이다.

남자는 나이가 들수록 어린 아이가 되는 것 같다.

바야흐로 나는 아들이 넷인 셈이다.

정말 싫다.

그러나 이것은 그 오래전 정해져 버린 나의 운명일것이라 생각한다.

전장에 임하는 자세로 새벽같이 일어나

아들들을 위하여 찬을 준비하며 매일마다 눈을 부릅뜨고 마음을 다진다.

결실이 있으리라 믿으면서.

 

 

 

지금 그는 금연 한달을 넘기고 있다.

아이처럼 살살 달래서 하루하루 잘 넘겨야 하는데 나는 또 화가난다.

어린아이처럼 담배핑계를 대는 그로 하여.

나는 전생에 그에게 무지하게 많은 빚을 졌나보다.

그 빚을 갚으려 이승에서 마음이 있는대로 상하고 있다.

아마도 그것은 내가 풀고 가야 할 어쩔수 없는 숙제일 것이다.

그러나

'화'는 상대방이 다치기  이전에 내가 먼저 다치게 되어 있는 법!

화를 내어 내게 상처를 내는 일을 만들지 않도록 노력하자.

 

 

ps

뉴질랜드에서 친구가다녀감. 이상한일. 하와이에서일년선배가다녀감..

 

참 알수 없는 것..하루의 시작을 보면 끝이 그러하고...

잘 살아야 하겠다. 그러고 보면 좋은 아침이 좋은저녁이 몰고오는 것

세상의 모든것에게 따뜻한마음으로 대 할 수 있게 되기를 그러하여 내 삶이 따뜻해지기를..

오늘 하루도 감사하면서..

 

 

사진:블러그 -소박한 휴식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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