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사

벽이 없는 사람은 버림받은 자다/박제가

다림영 2008. 12. 22.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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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癖이란 글자는 질병과 치우침으로 구성되어 편벽된 병을 앓는다는 의미가 된다. 벽이 편벽된 병을 의미하지만 고독하게 새로운 세계를 개척하고 전문적 기예를 익히는 자는 오직 벽을 가진 사람만이 가능하다.

 

김군은 늘 화원으로 달려가 꽃을 주시한 채 하루종일 눈 한번 꿈적하지 않는다. 꽃 아래 자리를 마련하여 누운 채 꼼짝도 않고 손님이 와도 말 한 마디 건네지 않는다. 그런 김군을 보고 사람들은 미친놈, 아니면 멍청이라고 한다.그러나 김군의 재주는 뛰어나다. 누구와 비교해도 훌륭하다.

 

아아! 벌벌 떨고 게으름이나 피우면서 천하의 대사를 그르치는 위인들은 편벽된 병이 없음을 뻐기고 있다. 그런자들이 이 그림을 본다면 깜짝 놀랄 것이다.

 

명나라 말의 대표적인 소품가 장대張岱는 "벽이 없는  사람과는 사귀지 말라. 깊은 정이 없다. 흠이 없느 사람과는 사귀지 말라. 진실한 기운이 없기 때문이다. <人無癖不可與交 以基無心淸也 人無不可與交 以基無眞氣也>"라고 말하였고, 이덕무의 글에서도 기이하고 빼어난 기상의 중시하여 "기이하고 빼어난 기상이 없으면 어떠한 사람이든지 모두 속됨에 빠진다. 산이 이 기운이 없으면 부서진 기와조각이요,물이 기운이 없으면 썩은 오줌이다. 또한 학자가 이 기운이 없으면 묶어 놓은 꼴이다."라고 표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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