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그녀의 죽음을 보며

다림영 2008. 10. 2.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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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일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고 책도 읽히지 않았다.

가게 손님 또한 없었고 건물 공사 소리만 거리를 시끄럽게 했다.

읽던 책을 접어 두고 라즈니쉬의 틈을 다시 꺼내 들었다.

무릇 모든 것이 다 소중하겠지만 그것들을 이끌고 가는 '마음',

그 보이지 않는 마음이  그 무엇보다도 단단히 몸을 잡고 생의 여정을 걸어야 할 것이다.

 

참 좋아하던 그녀였다.

수많은 어려움을 이겨내고도 밝아보였고 그녀의 이름처럼 진실해 보였다.

이혼이라는 상처는 무엇보다도 그녀에게 있어 지대했을 것이다.

그후 그녀는 우울증으로 시달렸다고 한다.  신경안정제를 먹어야 했단다.

그녀의 입장이 되어보지 못하므로 어찌 그 속을 이해할 것인가.

 

 

사람 하나 없는 가운데 그야말로 기막힌 걸인 이  두 손을 내민다.

그는 문득 내 가게에 들어서면서  나를 보기를 얼마나 대단하게 볼것이며 나를 부러워 할것인가를 생각해 보았다.

진정 단 한푼이 없어 이곳 저곳 떠돌며 동전 몇푼이라도 얻어야 간신히 끼니를 때울수 있는 몰골의 걸인.

 

그러고 보니 내 입장에서 그녀를 바라볼때 어쩌면 걸인이 나를 볼때 의 위치와 다른 것이 무엇인가 싶었다.

걸인의 입장에서 볼때 나는 부유하게 사는 것처럼 보였겠지만 펼쳐져 있는 문제들이 너무도 많은 나였다.

매일마다 한숨이 나도 모르게 새어나오기도 하고 간신히 견디는 나날인 것이다. 

그가 나를 어찌 알것인가.

마찬가지 일것이다.

그녀를 내가 어찌 알수가있겠는가.

그저 행복해 보이는 모습이었다.

 

그 높은 성공이 행복의 전부는 아니였던 모양이다.

저마다 무엇이 부족해서 '자살'을  이라고 하지만

성공은 행복의 한 부분일뿐 행복의 전부가 아닌것이다.

 

끊임없이 그녀가 성공을 이룬것처럼 마음의 성공을 이루었어야 했다.

교인임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상처들을 치료하지 못했고

그 마음과 어떠한 영혼을 껴안지 못한 것일테고

우리가 모르는 어떠한 무엇이 있었을지도 모르고 또한 그 대단한 우정도 그녀의 마음을 채워주지 못했다. 

어쩌면 그녀에게 각별한 사랑하는 이가 있었다면 ...

하는 생각을 해본다.

 

다두고 그녀는 스스로 마음을 치료하지 못했던것.. 마음공부를 성공만큼 끌어올리지 못했던 것이다.

 

 

그러나 그녀는 참 인정스러운 여자였는데..

그저 안타까워 나또한 종일 마음이 좋질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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