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토요일 같기만 한 금요일 비는 뿌려대고..

다림영 2008. 8. 22.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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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또 아홉시가 넘었다.

동네는 점점 더 암흑으로 변해가고 있다.

팔월말까지 모두 정리가 된다하니 시원하기도 하지만 걱정스럽기도 하다.

시간이 지나면 불빛이 환한 거리가 되겠지만 그 사이 견디는 날들이 쉽지 않으리라.

 

 

오늘은 꼭 토요일 같기만하다.

사진관도 불이 꺼져있고 부동산도 그렇고 수퍼는 드디어 이사를 갔고

달랑 맥주집 한곳만 반짝인다. 그나마 손님도 없는 듯하다.

 

 

눈이 침침하다.

책을 그만 들여다 봐야 할 것 같다.

 

비는 오는데 친구가 주고 간 케익은 어찌 들고가나

어제 두고간 도시락가방도 있는데

애구..

그래도 들고 가야 할 것이다.

나의 보석들이 달려들 생각을 하면 꼭 들고 가야 하리라.

 

 

술에 취한 남편은 자꾸만 전화를 해대며 묻는다.

사랑타령을 해댄다.

난 그런 말 잊은지 오래다.

머리아프다.

어쩌다가 이모양이 되었는지 알다가도 모를일이다.

속으로 말한다.

'사는게 뭔지'

난 아들 넷을 키우고 있다.

후~

 

엄마는 또 무슨 전시회를 하는가

열심이다.

한결 좋아진 글씨다.

나도 빨리 붓을 잡아야 하리라.

큰놈이 군대 가면 시작할까

모든게 돈이 문제다.

악기도 하고 싶고

글씨도 쓰고 싶고

하고싶은 것은 줄창 나를 기다리고 있는데

나의 삶은 어디로 가는가

 

그의 노래가 위안이 되고 있는 것일까

친구는 맛난 맥주를 먹고 있겠지

. ..

일어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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