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내린다. 첫눈이 내린다. 사람들은 주머니에 손을 넣고 총총히 어디론가로 멀어져가고 눈발은 지속적으로 쏟아지고 나는 12월의 음악에 마음을 기대고 책만 뒤적인다. 어느새 동생이 떠난지 한달이 넘었다. 아프고 고단했던 날들을 정리하고 눈을 감은 동생은 지금 하늘에서 하얀 눈가루를 보며 괜찮을까? 아직 성숙하지 못한 엄마 없는 두 아이들만 남기고 그렇게 이승의 고리를 끊어버렸다. 죽음앞에서도 한푼이라도 더 물려주려 동생은 주식창을 들여다보았단다. 심난함속에서 그동안 바쁘게 살았던 것을 다 놓고 그냥 살고 있다. 시간은 그렇게 화살처럼 날아갔다. 아이들은.. 서류상 문제들을 거의 정리했다고 한다. 크게 아프지 않아서 너무 다행이고 감사하다 하며 그냥 매일 살아간다. 가난해져도 괜찮고 돈을 많이 벌지 못해도..